[광주타임즈] 시인·문학평론가 김종천=너 나 할 것 없이 어제 한 말 오늘 또 하고세상이 오늘 또 옳다 그르다 말하고 있네.말 많은 사람 부끄러움을 모르고듣는 사람 세상의 헛말 있으나 마나 하네.나그네여, 보고만 있는 자여, 우습도다 어쩌자 세정(世情)을 엿보려만 하는가. 그래도 바른말, 바른 뜻 세워돌멩이들마저 외치지 않게 알아차림 하려네.

[광주타임즈] 시인·문학평론가 김종천=세상 풍파로 민심이 잠겨 그 흐름이 막혔으니그 뉘의 힘으로 이 막힘의 강에 나룻배 띄우리도심에 떠도는 풍문의 물결 한순간에 넘쳐나니어느 빛살에 헛소리 걷히고 진실의 빛 밝히려나나그네, 돌고 도는 물레방아를 보네.말로서 민심이 잠기고 그말들이 엉키었으니그 누가 옳고 그름의 말꼬리를 자르리강산에 흐르는 흰 구름 한순간에 먹구름 되니어느 빛살에 빗방울 걷고 민심의 소리 밝히려나.

[광주타임즈] 시인·문학평론가 김종천=무등산에 억새 소리 요란하니 내 안에 그리움이 웅성거리네 충장로에 인파 물밀듯이 밀려오니 민주화의 거리에도 가을빛 흐르네나그네, 한 올의 실바람도 그냥 보내지 않네그대의 마음은 무엇으로 물들었나내 마음의 번뇌 망상은 낙엽 되었네간밤 찬 서리에 민생의 숨결 움츠렸나밝은 햇살에 녹아내린 빛고을 가슴이네.

[광주타임즈] 시인·문학평론가 김종천=가을 하늘 맑고 높아 공(空)의 맛을 절로 보네나 찾다가 나 못 만나니 이대로 별빛만 보고 있네 나그네, 하늘을 품어보네 달빛 녹아내린 빈 찻잔에 공(空)의 향기를 채우려 하네무아(無我)인지 진아(眞我)인지 나 모르니 그냥 공(空)을 채운 찻잔 그대로 마시려 하네.

[광주타임즈] 시인·문학평론가 김종천=차 한 잔 나누려 벗 찾아 왔는데벗은 벗을 찾아 집 떠났다 하네그 벗을 아는 사람이 없으니찾고 있는 이 몸이 그 벗인가 하네나그네, 가을의 향기 우정의 향기인가 하네차향이 좋은가 벗이 좋은가그 어느 것 하나에만 마음을 두랴내 벗이 너이고 너의 벗이 나이니우정의 향기는 이심전심에 녹아나네.

[광주타임즈] 시인·문학평론가 김종천=가을바람 무등산에 서성이니산이 좋은 풍진객(風塵客)이 만색을 이루고천심(天心)이 내려 단풍잎 피고 지니바람과 함께 능선을 돌고 있네.나그네, 마음 옷 갈아입네바람은 바람인데 하늘빛 바람이니사해의 어옹이나 만산의 나그네나만법의 이치를 아는지 모르는지우주 순행에 따라 옷 갈아입고 있네.

[광주타임즈] 시인·문학평론가 김종천=가을빛 내리는데 앞마당에 국화꽃이 없으니옛 벗이 찾아와도 국화주를 나눌 수 없구나어둠이 내리는데 저 광장에 달빛이 없으니썩은 구름만 쌓여 한마당 놀이를 할 수 없구나.나그네, 세상만사 없으니 없구나마르고 부러진 소나무 숲 속에 산새가 없으니오르고 오른 숲길 더 이상 오를 수가 없구나산 그림자 내려도 하산 길을 재촉한 이 없으니새들이 떠난 깊은 숲에 찾아오는 사람도 없구나.

[광주타임즈] =시인·문학평론가 김종천가을 산에 올라 전어를 찾으니남해 바다의 어옹에게 물으라 하네행여, 들국화를 찾으려 거든산 아래 벌에게 물으라 하네.나그네, 인생을 묻지 말라 하네믿음이 깊어지니 하늘 끝도 보이고수행에 정진하니 만법이 한 말씀이네생멸을 생각하니 편안함이 으뜸이라강에서 미늘 없는 낚싯대 드리우고 흥얼거리네.

[광주타임즈] 시인·문학평론가 김종천=한가위 달 속에 소망이 더욱 밝게 비추이고산마다 효성의 소리 더욱 높푸르게 하네고향마다 집집마다 혈맥이 더욱 따뜻하게 흐르고저녁 주막에는 벗 찾는 소리에 취흥이 짙어 가네나그네, 밝은 달 마음에 품어보네살며 못다 한 일 많기도 많아 아쉬움만 쌓여가고 살며 입은 은혜 다 갚지 못하여 풍요로운 빚쟁이가 되어 가네이 좋은 만남 속에 서로서로 인정을 아낌없이 나누니 이 모든 것 품은 마음달 앞에 어찌 보름달만 밝다 하랴.

[광주타임즈] 시인·문학평론가 김종천=절기가 바뀌면 강산의 풀잎도 제 모습 보이고민심이 바뀌면 세상의 소리도 제 뜻을 높이네시끄러움 귀찮아 하면 어찌 고요함을 알 수 있으며긴긴 밤 잠 못 이루면 무슨 꿈을 꿀 수있으랴나그네, 들국화 피는 소리 듣고 있네만상이 제 모습 보이건만 제대로 보는 이 없고세상이 제 소리 높이건만 참뜻을 밝힐 줄 모르네고요함이 참 침묵이거늘 그 속 마음 외침을 모르고민심이 원래 진실이거늘 창 밖의 그림자만 보고 있네.

[광주타임즈] 시인·문학평론가 김종천=한 가닥 그림자가 눈앞을 안고 도는데어느 빛에 나뭇가지 푸른 잎을 피웠을까 이 숲속에 날아든 새들도 잠을 자는데세상 것 뭐 그리 마음 담아 두려 하는가나그네, 하늘의 강 흐르는 구름을 보네계절 따라 만상이 변하는 것 무착(無着)이련만 사람은 집착을 비우지 못하니 어찌할거나뭐 그리 걸친 옷만 자꾸 바꿔 입으려 하는가진언(眞言)의 향기 있거든 뿌리 고나 가구려.

[광주타임즈] 시인·문학평론가 김종천=바람은 성글 성글 나뭇잎을 졸라대고시냇물은 돌부리에 채면서 곧잘 흐르고들풀은 보란 듯이 자랄 대로 자라 무성하네주인은 밭풀을 골라서 뽑을 대로 뽑고채소 다발 고를 대로 골라 묶어 놓으니장사꾼은 이것저것 불평 없이 싣고 있네이 모두가 자기 맡은바 몫을 다함이니항상 발밑을 잘 살펴 잘 챙기는 일좋고 나쁨 없이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 보네 그 한 모습이 안정되고 흐트러짐 없어그 향기 또한 온몸에 그윽하니이 세상도 이 정향定香으로 씻어볼거나.

[광주타임즈] 시인·문학평론가 김종천=너는 만인의 벗사랑도 이별도회한(悔恨)의 가슴도고개를 들고, 고개를 떨구고깊은숨을 고르는 다정한 자리구름과 바람도 쉬었다 간 비워둔 자리 너는 가장 낮은 자리가난도 눈물도희망의 가슴도잠시 잠깐, 오래오래 하얀 별빛 머무는 편한 자리 번뇌와 망상도 가슴 치다 간 고요한 자리

[광주타임즈] 시인·문학평론가 김종천=달 아래 건 듯 소슬바람 불어 가슴을 열어젖히니누구는 여름이라 하고 누구는 가을이라 하고 있네여름은 바람 속을 잡고 가을은 바람 끝을 잡으니원래는 바람뿐 잡는 마음 들추면 그 경계를 알리라.나그네, 숲속의 매미 소리를 듣고 있네.사람마다 진실과 거짓을 모두 참이라고 하는데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이라 하겠는가진실은 가슴 속에 앉아있고 거짓은 입술 위에 날뛰니대명천지에 본 모습 들추면 알아본 이 있으리라.

[광주타임즈] 시인·문학평론가 김종천=밝은 달이 비추어도 그 그림자 있음을 모르니 달에 묻고산(山) 그림자 있어 그 산 있음을 알아도 묻지 않으니 대답을 않네입으로만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자 명예욕에 사로잡힌 눈먼 자이고머리 셈법을 앞세우는 자 사리 분별없는 어리석은 자이네.나그네, 하늘을 보고 발밑을 보네깊은 물은 흐르면서도 그 자태 흐르는 듯 머무는 듯 드러내지 않고 산 숲 수많이 있어도 그 숲끼리 서로서로 상생하며 다투지 않네구름은 사라지면서 그 그림자까지 없어져도 하늘을 탓하지 않고세상에 유혹과 비방이 넘쳐흘러도지혜로운 자는

[광주타임즈] 시인·문학평론가 김종천=흰 소(白牛)의 눈에 연못이 있고연못 안에 연꽃이 웃고 있네염화미소(拈花微笑)이런가중생은 입 맞추라 손짓하네나그네, 당신 찾아가는 길부처가 연못에 있고연못 안에 불광(佛光)이 빛나고 있네법화(法華)이런가 중생은 눈을 뜨라 비추고 있네

[광주타임즈] 시인·문학평론가 김종천=우리 함께 손을 잡고 밝은 미래를 준비하네양심의 텃밭에 정의의 씨 뿌리고공정의 싹을 피워내어준법정신의 꽃을 피우네민주의 텃밭에책임과 의무의 샘물을 파고 자유와 평등의 나무를 심어 시민 정신의 열매를 가꾸네법치가 굳건한 텃밭에참과 거짓을 가르는 저울추를 달고 진실의 손으로 잡초를 골라내어국태민안의 반석을 만드네정의의 향기가 그윽한 텃밭에사랑과 나눔의 가슴을 열고이념적 갈등과 분쟁의 골짜기를 넘어희망찬 평화의 길을 열어가네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국가 번영의 길로 나아가네.

[광주타임즈]이른 아침 징검다리를 건너 뒤돌아보니자욱한 안개와 구름이 흘러가고 있네한 줄기 맑고 깨끗한 광주천 시냇물무등산 소리 따라 민심 따라 흐르네나그네, 내 안에 징검다리를 놓고 있네낮에는 도심 속에 민생이 요란하고밤에는 민심 속에 밝은 달이 떠 있네내 마음 시냇가에 징검다리를 놓으니빛고을 무등골에 소통의 발길 이어지네.

[광주타임즈] 빛 따라 소리 따라 계절의 문을 두드리니강산에 새잎 나고 꽃향기 날리는구나강가에 안개 걷히고 산 위에 흰 구름 일어난 데산 아래 인심은 분분해 홍수가 났구려.나그네, 세상의 바람 한 아름 품고 있네세상의 일 하도 많아 무엇을 할까 하니이런 일 저런 일로 손발이 얽매여 있구나한 일에 서로의 등을 맡길 수 있다면세상의 인심이 어찌 홍수에 휩쓸러 가리.

[광주타임즈] 누가, 왜, 우파 좌파라는 이념 갈등을 일으켰을까 어쩌다 민족의 가슴에 총을 겨누었을까눈보라 그치고 따뜻한 햇볕 비추인 날의구한 민족의 얼과 넋이 하나임을 밝힌다 하네.역사의 아픔을 언제까지 서로 탓하려는가회개와 용서로 화해와 일치를 그려보라 하네무엇이 보수이고 무엇이 개혁인가 보수도 개혁도 모두 호국·번영을 위함이 아니런가비바람 그치고 맑은 하늘 트이는 날유구한 역사 앞에 평화의 세상 열린다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