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시행 2년째지만 외국인 이민실적이 전혀 없어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당 지역인 여수 경도가 엑스포 지정시설인 점 등을 감안, 사후활용 차원에서 투자이민 조건을 완화하자는데 정부 부처와 전남도간 공감대가 형성돼 뒤늦게나마 활로를 찾게 될 지 주목된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해 8월 여수경도해양관광단지를 부동산 투자이민제 적용지역으로 고시했다. 2010년 2월 제주특별자치도, 지난해 2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 이어 국내 3번째로, 같은 해 11월 지정된 인천 영종경제자유구역까지 합하면 국내 적용지역 4곳 중 하나다.
법무부 고시에 따라 여수 경도 내 부동산 중 휴양콘도미니엄, 펜션, 별장 등 휴양 목적 체류시설에 대해 미화 50만 달러 또는 한화 5억원 이상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선 우선 거주비자(F-2)가 부여되고 5년 후 영주비자(F-5)가 주어진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에다 부동산 침체까지 겹치면서 투자실적은 전무한 상태다. 특히 투자금액은 인천 15억원, 강원 10억원보다 2∼3배 저렴하지만 적용기준이 발목을 잡았다. 콘도 분양기준을 1실당 5구좌, 즉 1실당 5명의 투자자를 기준으로 내세운 것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중국이나 일본 투자이민자 입장에서는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공동 소유가 아닌 개인 소유를 선호하는데 기준이 그렇지 못하다 보니 투자를 꺼려하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이에 도는 1실5구좌를 ‘단독 분양’으로 변경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 문화체육관광부와 관련 법개정을 논의했으나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하자 방향을 틀어 국토해양부와 협의해 최근 특례조항 신설을 골자로 한 법 개정을 이끌어냈다.
여수 경도가 지난 8월 막을 내린 여수엑스포의 지정 시설이고 사후활용 차원에서 투자이민제 조건 완화가 시급하다는 논리가 엑스포 주관 부처인 국토해양부를 움직이게 한 셈이다.
국토해양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이어지면서 ‘여수엑스포 지정시설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구역에 조성되는 시설에 대해선 분양 또는 회원모집 절차를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새로 삽입되게 됐다. 이에 따라 정부와 도는 구체적인 시행령 내용을 놓고 조율 작업에 들어갔다.
도 관계자는 “1실1구좌로 할 지, 세부사항을 놓고 논의 중인데 단독 분양이 허용된 제주에 지난 2년여 동안 260여 건, 액수로만 1800억원대 이민투자가 이뤄진 점에 비춰볼 때 제한을 대폭 푸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며 “이럴 경우 남해안 관광 활성화에도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발 금융위기 여파로 중국경제가 위축된 점과 부동산 침체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점, 국내 다른 투자이민 지역의 반발 등은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한편 전남도 출자기관인 전남개발공사가 개발 중인 여수 경도는 2016년까지 해양관광단지 조성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며 1단계로 올해 27홀 골프장과 함께 콘도 100실이 건립됐고 이어 2∼3단계로 골프빌라 200호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