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절 제수용품과 선물 준비는 우리 농축산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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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절 제수용품과 선물 준비는 우리 농축산물로
  • 광주타임즈
  • 승인 2018.02.0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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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광주타임즈] 前 구례부군수 최성현=이번 겨울추위는 유난히도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다. 오랬동안 알려져 있던 3한4온이라는 겨울날씨의 정석이 무너지고 이상한파가 보름이상 맹위를 떨치고 있다.

심각한 봄가뭄과 시도 때도 없이 국지적으로 퍼부었던 여름철 게릴라성 집중호우, 여기에 이번 장기한파 등 기상청과 일기예보 무용론까지 거론하게 만든 이상기후를 지구온난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자연현상이라 치부하며 순응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이산화탄소의 배출증가 등 인간이 저지른 자연훼손 행위의 자업자득인 셈이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기후변화는 생체리듬을 깨뜨리고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을 초래하며 자연환경에 크게 의지하는 우리 농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작년에는 병충해 발생이 적어져 쌀을 비롯한 감, 사과, 배 등 농산물의 수확량이 증가했지만 과일을 비롯한 대부분의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여 수확을 포기하거나 산지폐기까지 하는 아픔이 있었다.

요즈음 계속되는 맹추위는 비닐하우스 농가의 연료비 증가는 물론 품질저하에 수확량마저 떨어뜨려 그렇지 않아도 힘든 농민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무엇보다 자동차, 전자제품 등 부가가치가 높은 우리의 공산품 수출을 위한 부득이한 선택이라지만 값싼 외국산 농축산물 수입증가는 수천년간 이어져온 생명산업인 농업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현재 농촌의 사정은 생각보다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

아름다운 전원풍경, 그리고 어린시절 경험했던 참외밭의 원두막, 냇가에서 멱감고 송사리 잡던 그런 추억과 낭만을 찾기엔 너무 힘들고 여유도 없다.

25년만에 농업인구가 1/3로 줄어든 데다 그나마 남아있는 사람 대부분이 노인이나 부녀자이며 이들이 뙤약볕에서 기를 쓰고 농사 지어봐야 생산비도 제대로 못건지는 게 현실이다

사실 그동안 우리는 고향농촌을 너무나 오랫동안 잊고 살아왔다.

도회지로 나간 많은 사람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과 친지들에게 가끔 안부전화를 하거나 휴가때 찾는 것으로 효도나 고향사랑을 다한 것처럼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그러나 마음만으로 농사일에 힘이 부치는 늙으신 부모님께 효도하고, 해가 갈수록 어려움이 더해가는 농업과 농촌을 살릴 수는 없다.

물밀 듯이 몰려온 수입농산물이 시골의 조그만 유통매장까지 점령하고 패스트푸드가 판을 치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값이 다소 비싸고 입맛에 안맞을 지라도 우리 농산물을 이용하고 지켜가는 것이 바로 효도이자 고향사랑의 첫걸음인 것이다.

머지 않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다.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경제사정이 여의치 않겠지만 이번 설명절에는 우리 모두 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며 촛불을 움켜잡았던 마음으로 조상님께 올리는 차례상과 평소 은혜를 입은 분들께 드리는 선물 정도는 그동안 묵묵히 고향을 지켜온 우리 부모 형제들이 땀흘려 가꾸어온 우리 농축산물로 준비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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