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 두축, 동교동-상도동계 '사분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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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 두축, 동교동-상도동계 '사분오열'
  • 광주타임즈
  • 승인 2012.12.10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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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상황' 따라 朴-文 후보쪽으로 '헤쳐모여'
양김시대ㆍ계파 사실상 끝나…어떤 역할할 지 주목

한국 현대 정치의 양대 산맥을 이뤘던 동교동계(DJ계)와 상도동계(YS계)가 계파를 떠나 '제갈길'을 택하면서 사분오열 갈라지고 있다.
호남을 대표하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영남을 상징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각각 따르던 동교동계와 상도동계는 지난 1987년 양 김(金)의 후보 단일화가 무산된 후 서로 치열한 경쟁관계속에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며 한국 정치사의 한 획을 그었다.
하지만 연말 대선을 앞두고 일부는 박근혜 후보에게로, 또 일부는 문재인 후보에게로 '헤쳐모여'를 하면서 이들의 계파정치도 막을 내리는 모습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서로 상대방에 대한 비판과 서운함을 토로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새로운 정치환경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될 지 주목된다.
◇상도동 핵심 김덕룡-김수한 다른 선택
상도동계에서는 10일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지지선언에는 김 의장 외에도 문정수 전 부산시장, 최기선 전 인천시장, 심완구 전 울산시장, 이신범·박희구 전 의원 등 김영삼 전 대통령을 따르던 정치인들이 모여 뜻을 함께 했다.
김 의장은 지난 1970년 김영삼 신민당 총재의 비서실장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내리 5선을 지낸 관록의 정치인이다. '좌동영 우형우'라 불린 최형우 전 의원, 고(故) 김동영 전 장관과 함께 YS의 최측근이자 상도동계의 핵심으로 불렸다.
반면 김수한 전 국회의장 등 상도동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모인 민주동지회 소속 회원 100여명은 지난 3일 박 후보 지지를 공식선언했다. YS는 이들에게 "좌파 정권이 다시 태어난다면 이 나라는 거덜 난다. 안보를 튼튼히 하고 나라발전을 위해서 박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YS의 보좌관으로 정치를 시작한 상도동계 출신의 김무성 전 의원은 현재 새누리당 선대위의 총괄본부장으로 박 후보 캠프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동교동계 분열양상 더 뚜렷
상도동계보다 내부 결속력이 강한 것으로 보였던 동교동계는 분열양상이 오히려 더 뚜렷하다.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 김경재 전 민주당 최고위원 등에 이어 '리틀 DJ'라고 불렸던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박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하면서 속속 적진으로 이탈하고 있다.
이들이 DJ의 고향인 민주당을 떠나 박 후보 품으로 들어간 것도 상도동계의 사분오열 배경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친노 당권파의 '동교동계 홀대'로 당내에서 마땅한 역할을 찾을 수 없게 됐다는 얘기다.
한광옥 전 대표가 지난 4·11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정통민주당을 창당하고 한화갑 전 대표는 18대와 19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호남에서 출마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화갑 전 대표도 박 후보 지지선언에서 "야당도 대통령 후보가 있는데 그쪽 사람들은 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가만히 죽은 송장 쳐다보듯 하다가 느닷없이 나타나 비난하고 있다"고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또 "제가 동교동 사람이라지만 평화민주당을 창당한 이후로 동교동이 연락을 안한다"며 "금년 김대중 대통령 3주기 끝난 후 다같이 점심 먹었는데 저한테는 연락도 안 왔다"며 동교동계에 대한 서운함도 나타냈다.
'옛 동지'에 대한 섭섭함은 민주당에 남은 동교동계 인사들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동교동계 좌장격인 권노갑 상임고문을 비롯해 설훈 의원, 김옥두·배기선·이협·윤철상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은 지난 4일 만남을 갖고 한화갑 전 대표의 새누리당행에 대해 강력 대응키로 의견을 모았다.
DJ 비서 출신인 김옥두 전 의원은 한화갑 전 대표에게 '동지이자 친구 화갑이, 도대체 어디갔나'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통해 "현충원에 있는 DJ가 통곡하고 광주 5·18 묘역의 민주 영령들이 통탄할 것"이라고 착잡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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