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고흥 등 도내 주요 산지의 생산량 증가로 수개월째 가격 폭락 현상이 이어지면서 일부 농가는 최소 생산비에도 턱없이 모자라 밭을 갈아엎는 등 농민들의 한숨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일엔 급기야 한국양파산업연합회와 한국마늘산업연합회, 한국고추산업연합회, 한국농산물냉장협회 등으로 구성된 우리농산물지키기운동본부가 ‘한·중FTA 양념채소류 협상제외 및 우리 농산물 지키기 전국 농민대회’ 상경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양념채소류의 한·중FTA 협상대상 제외, 품목별 주산지 지정 및 소득보장제도 마련, 수입채소 불법·편법 유통 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양파·마늘값의 폭락 주 요인은 과잉생산이다. 최근 몇년간 양파·마늘의 시세가 호조를 보이자 농민들이 너도나도 재배에 나선 것. 때문에 올해는 전국의 양파·마늘 재배면적이 지난해에 비해 20~30% 가까이 증가했으며, 생산량도 10% 이상 늘어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월호 참사와 6·4 지방선거 영향으로 각종 모임이 자제되면서 양파 값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절반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한마디로 말해 기상조건이 양호해 농산물 생산량은 크게 늘었는데,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는 탓이다.
양파·마늘 파동을 이겨내는 지혜와 대책은 없을까.
정부와 지자체, 농민, 소비자가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 정부는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 수입으로 가격안정을 유도하면서 가격이 폭락했을 때는 뽀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오류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
농민들이 요구하는 긴급 수매제한 조치, 최저예시가격과 수매가격 현실화 등도 귀 기울여야 한다. 농민들도 적정 재배면적을 유지하는 지혜와 협력의 자세가 필요하다.
도시 소비자들은 양파와 마늘을 가급적 많이 소비해 농민들을 도와야 한다.
또한 지자체는 농협과 유관기관, 대형유통업체, 한국음식업중앙회 등 식품소비 관련단체 등과 손을 잡고 소비촉진운동을 펼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