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 1m 남짓 거리…천만다행
“쾅 소리 천둥처럼 나…곳곳서 비명소리”
[광주타임즈]“쇳덩이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떨어지기 전부터 제트기 소리가 났어요.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13일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100㎏ 크레인 갈고리(후크)가 시멘트 바닥으로 낙하하면서 튄 시멘트 파편에 시민 3명이 다친 광주 방림동 사고 현장.
왕복 2차선 도로 버스정류장 1m 남짓 거리에는 5㎝ 깊이의 성인 팔뚝만큼 패인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버스정류장 곳곳에는 당시의 흔적을 보여주듯 검은색 시멘트 파편들이 어지럽게 튀어 있었다.
인근 상가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순식간에 크레인 연결고리가 도로로 떨어지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뛰쳐나와 현장을 살피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차량통행 등을 통제하고 부상자들을 병원 이송하는 등 현장을 수습했다.
인근에 있던 사람들은 ‘사람이나 차로 곧장 떨어지지 않아 천만다행이다’는 반응을 보이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인근 상인 정 모 씨(50대)는 “떨어지는 물체가 무게가 있어서인지 사고가 나기 직전 제트기 소리가 났다”며 “차가 1~2초만 빨리 갔어도 큰일날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고 말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현장을 함께 지켜봤다는 임 모 씨(60대·여)는 “쾅 소리가 천둥처럼 나서 큰 사고가 난 줄 알고 뛰쳐 나갔다”며 “사고가 난 방향으로 평소 귀가하는데 사고 장면을 보고 두려워져서 이젠 반대편으로 다녀야겠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 씨(55·여)도 당시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아비규환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주황색의 꽤 큰 쇳덩이가 떨어지면서 출근하던 한 여성은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떨어진 쇠구조물에 파손되면서 튀어나간 아스팔트 지면은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A 씨(53·여)의 어깨를 충격했다. A 씨는 119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버스정류장에 함께 기다리던 30대 여성 B 씨는 과호흡 증상을, 70대 여성은 기력저하 증세를 보이는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이송됐다.
사고가 난 현장은 방림동 소규모 재건축 사업지로 지하 2층~지상 20층 아파트 2개동 총 313세대를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는 인근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크레인 해체작업 중 연결고리가 버스정류장 인근 도로로 낙하하면서 발생했다.
노동 당국은 해당 사업장에 공사 중지를 요청하고 크레인 안전점검 등을 진행해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관할 당국인 광주 남구청은 이날 오후 5시에 상황회의를 열고 현황 보고를 비롯해 재발 방지 사업장 현장점검 계획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