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타임즈]전 영암신북초등학교 교장 정기연=예부터 당나라에서는 인재를 등용할 때 기준을 신(身), 언(言), 서(書), 판(判)의 네 가지 조건을 갖춘 사람을 으뜸으로 삼고 덕행·재능·노효(勞效)의 실적을 고려한 연후에 등용했다. 여기에서 서(書)는 글씨(필적)를 가리키는 말이다. 예로부터 글씨는 그 사람의 됨됨이를 말해 주는 것이라 해 매우 중요시했다. 그래서 인물을 평가하는데, 글씨는 매우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글씨에 능하지 못한 사람은 그만큼 평가도 받지 못한 데서 서(書)에서는 준미(遵美)가 요구됐다.
지금도 취업할 때 자필 이력서를 요구하는 회사도 있다. 국어 교육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짓기의 영역이 있으며 형식적 교육과정인 초등학교의 국어교육 교과서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짓기, 의 3권의 책으로 돼 있다. 교육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경험의 총체인 교육과정을 교사의 도움을 받으며 경험하면서 터득해 가는 과정으로써 존듀이는 교육을 경험의 재구성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학교 교육은 학생들이 편리하게 경험을 재구성할 수 있게 지원하고 돕는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국어교육의 시작은 듣기부터 시작되며 듣기의 기본자세를 잘 지도 해야 한다. 흔히는 교실에서 교사가 조용히 하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듣기 교육이 잘못된 데서 비롯됐다. 듣기의 기본자세는 말하는 사람의 눈을 보면서 듣도록돼 있는데 떠드는 학생은 말하는 사람을 보지 않고 말은 듣지 않는 것이다. 말하기는 자기기 생각한 것을 표현하는 것이며 듣지 못하는 농아는 말을 못 한다.
읽기는 문자의 해득이 돼야 읽을 수 있다. 우리글인 한글은 자음 14와 모음 10자 모두 24자가 합성돼 표현하는 소리글자이며 가장 과학적인 문자이다. 이 글을 어떻게 읽을 것인 가의 읽기로 음독 낭독 묵독이 있고 내용의 알기 위한 정독이 있다. 읽기 지도에서는 독해 지도를 하게 되는 데 글을 쓴 작자의 의도를 독자가 알아내는 독해 학습이다.
듣고 말하고 읽기가 끝나면 쓰기 짓기가 있는데 글씨를 필순에 맞게 바르고 아름답게 쓰기 지도다. 이러한 쓰기 교육은 학교에서 쓰기의 도구인 연필 펜 볼펜 붓으로 쓰게 되는데 필기도구의 변천을 보면 붓-연필-펜-볼펜으로 발전됐으며 필력을 기를 수 있는 도구는 붓이 효과적이며 눌러써야 하는 연필과 볼펜은 필력이 길러지지 않는다.
요즈음 학생들의 공책을 보면 글씨를 난필로 쓰고 있음을 보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없다. 서당에서는 한자를 가르치고 배운 한자를 붓으로 쓰게 하는데 서당에서 한자 공부를 한 학생들은 필력이 있는 글씨를 쓴다.
쓰기에서 글짓기는 매일 일기를 써보는 것은 글짓기의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날 한 일을 글로 써보는 일은 주제를 가지고 글쓰기의 간접 훈련이기도 하다. 교사가 글씨를 잘 못 쓰면 학생들은 교사의 필체를 본받게 되므로 교사는 판서할 때는 정자로 또박또박 글씨를 써야 한다.
필자는 재직 시 초등학교 3학년 읽기 책이 200자 원고지 틀로 짜져 있음을 발견하고 원고지에 교과서의 문장을 써오게 하는 과제를 내주었고 글씨체가 책글씨를 닮으면 쓰기 숙제를 면제해 주었으며 학생들은 교과서체로 쓰려고 노력했다. 학교의 교장이 바뀌면 학교의 겉모습이 달라지고 담임교사가 바뀌면 학생들의 습관이 바뀐다.
학교에서 국어 교육에 관심을 두고 쓰기 교육을 제대로 한다면 글씨쓰기에 자신감을 느끼게될 것이다.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글씨를, 컴퓨터를 이용해 쓴다지만, 자필 글씨에 자신감을 가지려면 붓으로 글씨쓰기를 연습하면 필력이 길러져 글씨를 잘 쓰게 되며 한자도 익히게 되므로 학교장 재량시간으로 한자 교육을 하는 학교에서는 붓으로 헌 신문지에 한자를 쓰는 방법지도를 했으면 한다.
학생들이 글씨를 잘못 쓰고 필력이 없는 지렁이 글씨로 쓰는 것은 쓰기 교육의 단계적 지도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므로 기초단계 교육인 초등학교에서 쓰기 학습장을 마련하고 단계적 쓰기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 선생님을 만나 내가 글씨를 잘 쓰게 됐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은 교육자의 자랑이고 보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