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탕임즈] 해마다 오월이 되면 국립5·18민주묘지로 향하는 길가엔 이팝나무 가지마다 하얀 꽃이 만발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하얀 꽃이 무성하게 핀 모습은 마치 쌀밥처럼 보이기도 하며, 1980년 5월 대학생과 시민들, 이웃들이 서로 주먹밥을 나누어 먹으며 신군부에 맞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찬 뜨거웠던 날들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1972년 10월 유신 이후 이어진 유신독재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피살로 종말을 고한 뒤, 오랜 기간 독재와 억압 속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갖고 있던 많은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실현되리라는 희망을 가졌고, 그 열망은 이른바 ‘민주화의 봄’으로 피어난다.
그러나 12.12. 군사반란으로 권력을 장악한 신군부는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갈망하던 국민들의 염원을 무시하고, 오히려 1980년 5월 17일 자정을 기해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며 모든 정치활동의 중지, 집회와 시위 금지, 언론 출판 보도 및 방송의 사전 검열, 각 대학의 휴교령 등의 조치를 강행했고, 계엄군을 동원해 국회를 무력으로 봉쇄했다.
이에 맞서 광주의 학생들은 5월 18일 오전, 전남대 정문으로 집결해 ‘비상계엄 해제’등을 외치며 도심으로 진출했고, 공수부대의 무자비한 진압에 분노한 시민들은 자진해 시민군에 주먹밥 등 음식, 생수, 생필품 등을 제공하며, 다함께 계엄군에 맞서 피 어린 애절한 호소와 저항을 이어갔다. 하지만, 5월 27일 새벽부터 계엄군은 광주시와 전남지역의 통신을 모두 차단하고 전남도청을 완전히 포위한 뒤 총탄을 퍼부어 점령함으로써 열흘간에 걸친 광주 민중의 투쟁은 막을 내렸다.
5·18민주화운동의 과정에서 수많은 희생이 있었으며 불의와 폭력에 맞서 싸운 그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현재 우리 국민 모두가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다. 이처럼 5·18민주화운동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자랑스러운 역사이며 오월 정신은 국민 모두가 ‘당연히’ 계승해야 하는 정신이자, 우리 모두의 자산이다.
이러한 오월정신을 잊지 않고 계승하기 위해 매년 5월이 되면 5·18을 기억하기 위한 5·18민주화운동 중앙기념식을 비롯해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우리 지청에서도 5·18민주화운동의 의의와 가치를 국민과 함께 되새기고 오월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모두의 오월, 민주를 그리다!’를 주제로 한 5·18민주문화제를 5월 한 달동안 개최한다.
지난 5월 7일, 목포정명여자중학교 학생 50여 명과 함께한 ‘목포 오월길 걷기’ 행사를 시작으로 총 3차례에 걸쳐 3개 중학교 417명의 학생과 함께하는 ‘민주역사 골든벨’, 5월 22일 오후 2시 국립목포해양대학교에서 5·18연구소 전임교수인 김희송 교수(전남대학교5·18연구소)와 서부원 교사(살레시오 고등학교) 등이 패널로 참여해 5·18민주화운동의 의의와 가치에 대해 함께 소통하는 ‘5·18토크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제44주년을 맞이해, 과거에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 목숨을 바치고 희생해 찾은 숭고한 민주주의를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하고, 5·18민주화운동의 가치를 왜 우리 ‘모두의 오월’로 기억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