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10곳 중 8곳 대중교통 전무…73곳은 도선도 없어
섬 해상·육상교통 문제점 개선 7대 혁신방안도 제시
[광주타임즈]박준호 기자=국내 464개 유인도 내 대중교통 수단이 없는 섬은 373곳(80%)에 달하고 73개 섬에는 여객선·도선조차 다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섬진흥원에 따르면, 진흥원이 1호 과제로 ‘섬 교통체계 혁신방안 연구’를 위해 464개 유인섬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로 육상교통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그마저도 대중교통이 있는 섬 지역(91개)의 버스 노선당 1일 평균 운행횟수는 6.6회로, 전국 평균 20.9회보다 14.3회 가량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섬을 오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20년 대중교통법 개정으로 연안여객선이 대중교통 수단에 포함됐지만, 여전히 여객선 운임비는 천차만별로 제각각인 상황이다.
섬 주민 교통복지 실현을 위해 1000원 여객선을 운행 중인 전남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섬 주민들은 항공기보다 비싼 운임료(㎞당 운임 단가)를 내고 여객선을 이용하고 있는가 하면 잦은 결항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섬을 오가는 여객선·도선의 운임비도 버스·지하철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섬진흥원의 1호 과제로 ‘섬 교통체계 혁신방안 연구’가 설정된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이 과제는 섬 주민의 교통 기본권 보장을 위해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간 이뤄진 연구는 섬 주민 교통만족도 조사, 교통시설 접근성 평가, 섬 유형별 현장조사를 통해 체계적인 대응방안이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유인도 464곳 주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교통만족도 조사는 해상교통과 육상교통으로 구분해 진행됐다.
해상교통 관련, 섬 주민의 주된 개선희망 사항(중복응답)은 ‘여객선 운항 시간 연장’이 50.2%(506명)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운항 여객선 수 확충’(484명, 48.1%), ‘운임요금 조정’(284명, 28.2%) 순 등으로 조사됐다.
대중교통 수단이 도입된 섬(중복응답)에선 ‘운행횟수의 확충’(566명, 56.2%)과 ‘교통수단의 도입’(476명, 47.2%)을 희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섬 교통체계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선 ‘연륙·연도사업이 마무리된 섬’과 ‘인구 1000명 이상인 섬’에서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섬진흥원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섬 교통체계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7대 혁신방안’으로 ‘여객선 공영제 도입’, ‘섬 교통수단 대중교통화 실현’, ‘섬 내 교통체계 개선 방안 마련’, ‘연륙·연도에 따른 부작용 개선’, ‘각종 규제개선 사항’, ‘항공교통수단의 도입’, ‘첨단기술을 활용한 교통수단·제도의 다변화’을 제시했다.
‘항공교통수단의 도입’ 필요성 부분에 대해선 백령공항, 흑산공항의 조속한 추진과 소형항공이 필요한 섬 추가 검토, 첨단기술을 활용한 교통수단으로써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 활용 등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동호 한국섬진흥원장은 “이번 연구는 섬 주민의 교통 기본권을 보장하고 섬 교통체계의 문제점을 도출하기 위해 법·제도분석 등 꼼꼼한 연구, 조사가 성실히 이뤄졌다”며 “교통 기본권뿐만 아니라 섬 주민 분들께서 그간 누리지 못했던 기본권을 되찾을 수 있도록 실사구시형 정책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