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에서 참다래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심오남(44)씨의 당찬 포부다.
구릿빛 피부에 탄탄한 몸매까지 영락없는 농사꾼이지만 귀농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에게 참다래 농사는 인생 제2막과도 같다.
하지만 40대 중반의 나이에 농업인의 길을 택한 데는 큰 결단과 인내심이 필요했다.
귀농 전 그의 직업은 킥복싱 체육관 관장. 특기를 살려 체육관을 차렸지만, 운영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오랜 경기 침체로 킥복싱을 배우려는 이들이 줄면서 경영난에 허덕여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스스로도 수년 동안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려야 했다.
제2의 인생을 설계하던 그가 고심 끝에 택한 것이 참다래 농사.
그러나 생경한 농사가 쉬울 리 없었다. 귀농 초기에는 이론상으로 예상했던 수확량과 현실의 차이로 고전했고, 소비자의 기호를 외면한 채 무작정 친환경 재배만을 고집하다 쓰라린 고배를 수차례 마셔야만 했다. 수확량이 크게 줄고, 투자 대비 수익 대신 경영비만 늘어나는 시행착오가 계속됐다.
고전을 거듭하던 그에게 반전의 계기가 된 것은 다름 아닌 영농교육. 전남농업기술원과 보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 받은 기술교육은 더 없는 도움이 됐다.
심씨는 "교육을 통해 농장의 전반적인 경영상태를 진단할 수 있었고 해결할 방법도 점차 눈에 띄기 시작했다"며 "단기간에 실패를 극복하고, 귀농에 성공하게 된 데에는 기술교육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꿈에 그리던 자체 브랜드도 개발했다.
'고것참다래'. '고것이 정말 맛있고 귀여운 참다래다'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다. 지난해 전남농기원에서 추진한 강소농(强小農) 시범사업을 통해 개발한 브랜드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거짓없는 마음을 담는다'는 의미에서 참다움, 진솔함, 진실함을 뜻하는 '참'을 강조했고, 대표 색으로는 참다래 색상인 올리브 그린색을 사용했다.
한번에 많은 양이 필요치 않는 싱글 또는 핵가족과 부담없는 가격대의 선물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3㎏, 5㎏, 10㎏ 단위로 소포장했고, 오랫동안 반드시 거쳐야 하는 후숙(수확 후 익어가는 생리적 현상) 과정도 천연후숙 시스템 도입으로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또 선별·배송작업장을 새로 짓고 택배작업을 전산화하는가 하면 포장박스 규격별로 적재공간을 설치해 경영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온라인 고객에게는 덤으로 참다래 즙과 효소를 제공해 400명 안팎의 단골까지 확보했다.
심씨는 26일 "앞으로 그린키위 중심 참다래 생산에서 어린이, 노약자를 겨냥한 골드키위, 레드키위 등으로 품종을 전환하고, 현재 무농약에서 유기농으로 재배법을 개선하는 등 돈되는 농업을 실천해 제2의 인생을 농촌에서 시작하고자 하는 예비귀농인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