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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15일 경제부총리와 해양수산부 등 17부3처17청으로 하는 정부조직 개판안을 발표했다. 따라서 인선도 하고 있다. 하지만 나라와 국민을 위해 충성할 참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 그래야 말 많고 탈 많은 부정부패를 막고 거듭 날 수 있다. 그동안 국민은 역대 대통령의 측근들까지 비리로 교도소 가는 것을 많이도 봐 왔다. 이 때문에 2013년을 상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에 대해 전국 교수 626명을 대상으로 지난 연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8.1%(176명)가 '온 세상이 모두 탁하다'는 뜻의 '거세개탁(擧世皆濁)'을 선택했다. 거세개탁은 초나라 충신 굴원(屈原)이 지은 '어부사(漁父辭)'에 나오는 말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다 바르지 않아 홀로 깨어있기 힘듦'을 의미할 때 쓰인다. 굴원이 모함을 받고 쫓겨나 강가를 거닐 때 한 어부가 "어찌 이 꼴이 됐느냐"고 물으니, "온 세상이 흐려있는데 나만 홀로 맑고, 뭇 사람이 다 취해 있는데 나만 홀로 깨어 있다. 그래서 쫓겨났다"고 답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철학)는 "바른 목소리를 내야 할 지식인과 교수들마저 정치 참여를 빌미로 이리저리 떼거리로 몰려다니고, 진영논리와 당파적 견강부회가 넘쳐나 세상이 더욱 어지럽고 혼탁하다"며 "이명박 정부의 공공성 붕괴, 공무원 사회의 부패도 급격히 악화되었지만 해법과 출구는 잘 눈에 띄지 않았다"고 거세개탁을 추천한 이유를 밝혔다. 특히 MB는 일명 코드인사인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인사로 국민통합을 외면했다. 한데 박근혜 당선인은 정파, 지역을 가리지 않고 탕평적인 인사정책을 취하겠다고 한다. 지난 수십년 동안 대부분의 정부들이 주변인물들을 중심으로 요직을 나누어 가졌던 점에 비추어 기대되는 바가 적지 않다. 그러나 말처럼 유능한 인재 찾기란 쉽지만은 않다. 박근혜 당선인은 능력과 높은 도덕성을 갖추고 조용히 맡은바 소임을 다할 수 있는 참 일꾼들을 발굴해 내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인사가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리만치 만사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역사가 증명하는 불변의 진리이기도하다. 조선시대에도 인재를 발굴하는 일은 임금과 조정의 업무 중 가장 크고 소중한 책무의 하나였다. 지역에 치우친 인사, 친불친에 좌우된 인사를 단행한다면 국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위험이 있다. 치열한 당파싸움을 경험한 뒤 합리적 인재등용에 나섰던 조선후기 영조의 탕평책도 반면교사로 삼을만하다. 탕평책은 영조가 당쟁을 해소하기 위해 당파간의 정치세력에 균형을 꾀한 불편부당의 정책을 말한다. 조선시대 후기에는 당파를 둘러싼 당쟁으로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었다. 1724년 즉위한 영조는 즉각 탕평책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숙종사후 왕위계승 과정에서 치열한 당쟁을 경험한 그는 무조건 반대만 일삼는 정파간 다툼을 청산하고자 했다. 탕평책을 효과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영조는 당파의 시비를 가리지 않고 어느 당파든 온건하고 합리적인 인물을 등용했다. 아들 사도세자를 죽인 과오는 있지만, 그 때문인지 영조는 인재등용만은 잘했다. 그의 손자 정조 역시 인재발탁 방법은 오늘날에도 놀라울 만큼 공감이 가는 지혜를 동원했다. 그 결과 다산과 같은 큰 인재를 뽑아서 국가에 기여하는 동량으로 키워내기도 했다. '김용준 총리' 내정자에 이어 장관 등을 발탁해야 하는 박근혜 정부는 영조와 정조의 지혜 이상으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여 참 인재를 찾아내서 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