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광주타임즈]박종산 기자=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당선된 권오봉 여수시장.
권 시장의 무소속 당선은 정당 정치에 치우치지 않은 성숙된 시민의식의 반영물이며, 여수의 미래 비전을 위해 일하라는 여수시민의 명령이었다.
최근 여수시는 조직개편과 아울러 대대적인 정기인사를 단행했지만 권 시장의 민선7기 반년의 시정운영 인사행보를 살펴보면 시민들의 성숙된 의식과는 정면 배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여수시체육회의 인사잡음과 몇몇 관변단체의 포상인사 자리배치는 갖가지 논란을 야기시키며 시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권 시장은 취임 이전부터 앞으로 여수시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상당한 구상을 했을 것이고 그런 구상들이 모두 실행되면 좋겠지만 4년의 임기 동안 완벽하게 이뤄내기란 사실 불가능한 구석이 많을 것이기에 큰 돌탑을 쌓는 과정에 돌 하나 더 얹는다는 마음으로 욕심 없이 일했으면 한다.
역대 여수시장이나 시의원들 가운데 누가 존경 받고 누가 비난을 받았는지는 충분히 보아 왔을 것이기에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일을 한다면 바랄나위 없다.
수장이라는 자리는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을뿐더러 매사에 항상 찬·반이 있기 마련이며 시민들은 의사결정 과정이나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탓에 욕을 먹기 쉬운 자리다.
권 시장은 이번 인사에서 선거를 치르는 동안 캠프에서 보필했던 사람들에게 논공행상에 따라 자리 배치를 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논공행상이 분명한 원칙에 따라야하며 어떤 자리든 그 자리에 걸맞는 옷을 입은 사람을 선임하는 것이 옳다.
자격도 되지 않고 자리에 걸맞지 않은 사람을 무리하게 앉히려다 ‘인사 망사’를 일삼은 전임자들의 꼴을 보지 않았는가. 다만 그 과정에 “내가 얼마나 도왔는데 ‘토사구팽’ 하다니” 라며 서운해 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캠프 사람을 선임하더라도 제 옷을 입은 사람이면 나쁘지 않다는 뜻이며 캠프 사람이 없는 경우는 정말 제격인 사람을 선임했어야 한다.
또한 무소속인 권 시장이 자신의 선거 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를 별정직으로 채용한 것과 관련 중앙정부나 국회와의 네트워크 등 이를 활용한 공모사업과 예산조정 등 공직자들이 하기 어려운 부분에 집중 시킬만한 인사를 했어야 시민들이 공감한다는 얘기다.
민주당의 경선 불공정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바보처럼’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며 탈당하고 선거가 끝나면 당락에 관계없이 민주당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심을 자극했던 권 시장.
경선을 통해 정치의 어두운 그림자와 배신을 봤고 기득권과 독선으로 가득한 제도권 정당에서 여수의 꿈과 희망을 실현 할 수 없다던 그가 자신만의 정치공약 논리로 최근 민주당 복당을 꾀했으나 민주당은 문을 걸어 잠그고 불허 방침을 내렸다.
당보다 인물을 선택한 성숙한 여수시민들의 희망은 관행처럼 자리한 측근·보은인사 적폐를 청산하고 슬기롭고 투명한 인사행정을 하길 바라는 것이다.
여수=박종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