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미국 이란핵협정 파기에도 ‘무덤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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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미국 이란핵협정 파기에도 ‘무덤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8.05.0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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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관련 이슈 선반영… 시장 패닉 없어
90~180일간 유예 기간… 협상 여지 남겨놔
[경제=광주타임즈]=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를 강행하고 경제 제재 재개를 예고함에 따라 중동 지역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비교적 무덤덤한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2449.81)보다 0.90포인트(0.04%) 오른 2450.71에 출발했다. 이후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채 보합권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며 오전 10시20분 현재 1.16포인트(0.05%) 내린 2448.65를 가리키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827.22)보다 6.26포인트(0.76%) 오른 833.48에 출발한 뒤 현재 4.70포인트(0.57%) 오른 831.92를 기록 중이다.

미국의 이란 핵협정 파기는 중동의 정세 불안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유가 상승을 불러오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는 악재임이 분명하다.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일 평균 380만배럴 규모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가운데 세 번째로 많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가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조치였고 남북 정상회담 이후 형성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이 국내 증시를 지배하는 상황이어서 큰 변수는 되지 못한 모습이다.

국내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뉴욕증시도 간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2.89포인트(0.01%) 상승한 2만4360.21에 장을 마치는 등 보합세를 기록하며 차분한 표정을 지었다.

최근 급등세였던 국제유가도 오히려 하락 전환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1.67달러(2.4%) 하락한 69.06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0.47달러(0.6%) 떨어진 75.71달러를 기록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이란 제재로 인한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고 이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달러화 강세로 연결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 신흥시장 주가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며 “그러나 다행히 이번 이슈가 국제유가에 선반영되면서 시장에 큰 패닉을 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만큼 앞으로도 국내 증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거친 수사로 이란을 압박했지만 매파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제재 전면시행까지 6개월 가량 시한이 있기 때문에 협상 여지는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미 재무부는 대(對)이란 경제 제재는 즉각 재개된다고 하면서도 이란과 거래를 해온 기업들이 제재 규정을 위반하지 않고 기존 거래를 정리할 수 있도록 90~180일간의 유예기간을 주기로 했다.
노 연구원은 “이란과 친밀한 러시아 대사도 미국과 협상을 주선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란 루하니 대통령은 미국을 제외한 5개국과 핵협정에 남겠다고 선언했으나 발언 수위는 약했다”며 “핵협정은 협상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유태계들 지지를 얻는 선에서 이란과 마찰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협상을 파기하겠다고 발표하는 한편 일정 정도 협상의 여지도 남겨뒀다”며 “특히 미국의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90~180일의 감축 기간이 주어진 이후에 본격적으로 시작이 된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이란 간의 협상이 불발돼 본격적인 경제 제재가 도입돼도 이란의 원유 수출은 약 20% 감소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란의 원유 수출 감소는 크지 않고 이란과 미국 두 국가 간의 협상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제유가도 점차 하방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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