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뫼비우스' 일부 장면 삭제해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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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 '뫼비우스' 일부 장면 삭제해 '개봉'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6.1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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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광주타임즈] 김기덕(53) 감독이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자신의 신작 '뫼비우스'의 일부 장면을 삭제하고 개봉하기로 했다.

김 감독은 18일 "'뫼비우스' 제한상영가에 대해 영등위에 의견서를 보냈고 (박선이) 위원장으로부터 재분류 신청 기회가 있다는 답장을 받고 서류를 준비했다. 그러나 재분류에서도 제한상영가를 받으면 3개월 후 재심의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배급 예정인 9월 개봉을 놓칠 수가 있어 재분류 심사를 포기하고 국내 개봉판은 영등위에서 지적을 받은 장면을 삭제하고 재심의를 넣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등위는 '뫼비우스'가 폭력성, 공포, 모방위험이 있으며 직계간 성관계를 묘사하는 등 비윤리적, 반사회적 표현이 있다고 판단, 제한상영가로 판정했다. 김 감독은 영등위의 5가지 지적에 근거해 21컷의 장면을 삭제 또는 수정했다. 약 1분40초 분량의 영상이 삭제됐다.

김 감독은 "연출자로서 아쉽지만 메이저 영화가 극장을 장악한 현재 배급시장에서 어렵게 결정된 배급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은 한국극장에서 개봉하기만을 피가 마르게 기다리는 나를 믿고 연기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마음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나는 해외시장과 영화제가 있어 영화의 의미를 알리지만 영화에 출연한 신인배우나 스태프들은 국내 개봉을 통해 연기력을 알려 인지도를 올리고 한국 안에서 연기자로 스태프로 자리 잡는 것이 숙명이다."

또 "조재현의 연기력은 이미 알고 있지만 엄마와 애인 1인2역을 몸을 사리지 않고 열연한 이은우와 정말 놀랍게 아들 역을 해낸 서영주의 연기력은 꼭 한국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바랐다.

김 감독은 "법이 정한 개봉절차를 위해 영상을 제출했다면 판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전작 '아리랑'을 언급했다. 아리랑은 칸 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개봉하지 못했다.

"이태리 방송을 카피해 국내에 불법 다운돼 관람료를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한 영화 '아리랑'처럼 '뫼비우스'도 그렇게 된다면 배우, 스태프들의 지분만 잃게 됨으로 삭제를 해서라도 국내 개봉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삭제된 장면에 대해서는 "'뫼비우스'는 주연, 조연, 단역까지 대사가 없는 영화로 온전히 장면만으로 드라마를 이해해야 하므로 영상이 중요하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한국 개봉판을 만들게 돼 그동안 내 영화를 아껴주신 관객들께 정말 죄송하다"며 아쉬워했다.

"관객 수준에 따라 영화의 줄거리나 장면의 표현이 모호할 수 있으나 성숙한 성인관객들은 충분히 뉘앙스를 추론하며 영화를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김 감독은 "여러 단체와 개인이 '뫼비우스' 제한상영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주신데 깊이 감사하며 '뫼비우스'의 문제를 넘어 표현의 자유를 통해 근시적인 두려움을 넘어 인간의 진정한 가치를 함께 깨닫고 싶다"며 "돈과 숫자와 욕망만이 뒤엉킨 이 시대에 의미 있고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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