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근친상간 보여주는 영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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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 "근친상간 보여주는 영화 아니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6.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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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스포츠] 김기덕(53) 감독이 자신의 새 영화 '뫼비우스'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것과 관련, "성인관객이 영화를 보고 판단할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며 재분류 심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김 감독은 지난 5일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19세가 넘은 대한민국 성인들이 '뫼비우스'의 주제와 의미를 위험하게 받아들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알렸다.

'뫼비우스'는 4일 '직계간 성관계를 묘사하는 등 비윤리적, 반사회적 표현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을 받았다. 제한상영가 등급은 상영 및 광고, 선전에 일정한 제한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영화에 부여된다. 한국에는 제한상영관이 없으므로 사실상 개봉은 불가능하다.

김 감독은 제한상영가 결정의 이유를 엄마와 아들의 근친 성관계로 봤다. "제한상영가의 결정적인 문제가 되는 장면을 찍을 때는 너무 힘들고 괴로웠다. '창작이 뭔데 이런 고통을 겪으며 영화를 찍어야 하나?'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이 시대는 성과 욕망 때문에 무수한 사건과 고통이 있다. '뫼비우스'로 그 정체를 질문하고 싶었다."

"'뫼비우스'의 줄거리는 관계에서 믿음을 잃은 부부의 질투와 증오가 아들에게 전이되고 결국 모두가 죄책감과 슬픔에 빠지고 결국 쾌락과 욕망을 포기하는 이야기"라며 "엄마와 아들의 성관계가 아니라 결국 엄마와 아버지의 성관계의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하고 연출했다"는 해명이다.

그는 "이런 내 생각에도 불구하고 영등위원들 생각에는 물리적으로 아들의 몸을 빌리니 그렇게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영화 전체 드라마를 자세히 보면 그 의미가 확실히 다르며 그것이 이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중요한 장치이고 연출자로서는 불가피한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 꿈 장면은 본래 시나리오에서 현실로 보여주는 것이었음에도 한국 사회의 도덕과 윤리로 볼 때 작가로서 깊은 고민 끝에 꿈으로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촬영 과정에서 고심을 거듭했다고도 밝혔다. "'뫼비우스'의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하기로 결정하는데 창작자의 양심으로 자신과 긴 시간 동안 싸웠다. 윤리와 도덕이 중요한 한국사회에서 '뫼비우스'를 꼭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다."

'뫼비우스'가 칸 마켓상영에서 주목받은 점과 영화 '올드 보이'가 근친상간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뫼비우스'를 변호했다. "이 영화를 수입 상영하려는 여러 유럽 선진국의 성인들보다 대한민국 성인들이 의식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전 '올드보이'도 불가피한 아버지와 딸의 내용이 있지만 세계적으로 의미있는 영화로 많은 마니아를 가지고 있다."

김 감독은 또 "진정한 문화 선진국은 쉬쉬하는 인간의 문제를 고름이 가득 차기 전에 자유로운 표현과 논쟁을 통해 시원하게 고름을 짜내고 새로운 의식으로 나가야 한다"며 "영화의 의미 있는 주제보다 물리적인 영상만을 못 보게 하는 것이 최선일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무엇이 부족해 단순히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엄마와 아들의 금기인 섹스 보여주기 영화를 만들겠느냐"며 "그동안 내 18편의 영화 중 한편도 그런 마음으로 만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스태프, 배우들이 영화의 공동제작자로 50%의 국내 극장수익을 보유하고 있다"며 "제한상영가로 개봉을 못 하게 된다면 스태프, 배우의 지분을 지급하고 국내 상영을 포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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