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력으로 9월인 라마단은 욕망을 절제하며 자신을 인내하고 정화하는 종교적인 수행 기간이다. 한 달여 동안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먹거나 마시는 것이 일체 금지된다. 일출 전이나 일몰 후에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라마단 기간에는 담배를 피워서도 안 되고 성적 접촉도 금지된다. 다만 물로 이를 닦거나 입을 헹구는 일, 배우자나 아이들에게 하는 가벼운 입맞춤은 허용된다.
라마단에는 말다툼을 삼가고 덕담을 주고 받는다. 해가 진 뒤 하루의 금식을 깨는 '이프타르'로 여러 사람이 사원에 모여 성찬을 즐기고 집집마다 음식을 돌리며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종교 정신을 실천한다.
무슬림들에게 라마단은 축제의 달이다. 자기 성찰과 반성을 하지만 슬프거나 우울한 달이 아닌 신성한 기간인 것이다.
라마단의 시작과 끝은 초승달의 출현으로 결정된다. 초승달이 뜨면 라마단을 시작하고, 다음 초승달이 뜨면 끝내는 것이다. 라마단 시작일은 각국 종교 조직의 결정에 따라 하루 정도 달라질 수 있다.
라마단이 종료되는 날에는 한달 간의 금식이 무사히 끝났음을 축하하며 3일간의 축제를 벌인다. 이를 '이드 알피트르'(Eid al-Fitr)라고 부른다. 무슬림들은 새옷으로 갈아입고 예배를 드리며 친척과 친구를 만나 선물을 교환한다. 가난한 이웃을 위해 모스크에 종교 납부금도 낸다.
이 외에 허핑턴포스트는 라마단에 대한 궁금증 7가지를 정리했다.
◇ 라마단은 종교적인 성찰 기간이다. 단순히 금식만 하는 것이 아니다
많은 무슬림은 라마단을 깊은 종교적 성찰과 개인 성장의 시간으로 삼는다. 모든 나쁜 습관을 끊음으로써 이성적이고 또렷하게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이다.
미국 최대 이슬람 단체 MPAC 회원 마르와 압델가니는 "라마단 동안 무슬림들은 자신을 화나게 하거나 우울하게 하는 슬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대신 생산적인 생각에 집중한다"며 "라마단은 용서하고 놓아주고 가장 중요한 것에 초점을 두는 시기"라고 했다.
◇ 라마단에는 가십과 거짓말, 기타 나쁜 습관도 금지한다.
무슬림들이 라마단에 금지하는 것은 음식과 물, 성관계 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거짓말과 욕설, 가십, 말다툼, 기타 나쁜 습관도 자제한다.
즉 라마단의 '금식'은 신(알라)에 대한 복종을 의미하며 순수한 정신을 지키기 위한 종교적 훈련이다.
일간 더 내셔널은 "금식은 단순히 몸에 들어가는 음식과 물만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평소 지키기 어려웠던 나쁜 말이나 말다툼, 악의적인 행동을 금지하고 화도 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 라마단은 이슬람의 기원을 축하한다.
라마단에는 알라가 선지자 무하마드에게 '코란을 읽으라'는 첫 계시를 내린 신성한 날을 기념한다. 첫 계시가 내린 밤을 '결정의 밤'(라일라툴 까드르·Lailat ul Qadr)라고 부른다.
이슬람 학자들은 이 날이 27일 밤이라고 짐작하지만 25일이나 29일이라는 의견도 있다. 결정의 밤이 포함된 하순 열흘간은 라마단 중에서도 가장 성스러운 기간으로 간주한다.
◇라마단은 '코란의 달'이라고도 부른다.
라마단은 '코란의 달'이라고도 불린다. 이 기간에 무슬림들은 코란의 내용을 최대한 많이 외우고 마음에 새기려 한다. 모스크에서는 매일 저녁 기도 시간에 30분의 1 분량의 코란을 읽는다.
◇모든 무슬림이 라마단에 금식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와 노약자, 환자, 임신부, 모유 수유를 하는 사람, 생리 중인 여성, 정신이상자는 금식 대상자에서 제외한다. 이들은 금식하지 않은 기간 만큼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
장기 여행자의 경우 금식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나중으로 미룰 수 있다. 이 경우 라마단이 끝난 뒤 금식을 깬 날짜 만큼 따로 수행해야 한다.
◇ 해가 진 뒤 모두가 폭식하는 것은 아니다.
무슬림들이 해가 진 뒤 성대한 만찬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다수 무슬림은 소량의 건강한 식사를 하며 라마단의 정신을 지키려고 한다.
또한 건강상의 이유로 설탕이 많이 들어가거나 튀긴 음식을 적게 먹으라는 권유를 받는다. 무슬림들은 천천히 소화할 수 있는 보리나 밀, 귀리, 렌틸콩으로 만든 음식을 더 많이 먹는다.
◇ 많은 무슬림들은 라마단 기간 동안 더 많은 자선 행위를 한다.
'자카트'라고 하는 기부 역시 무슬림이 지켜야 할 5대 종교 의무에 포함된다. 무슬림들은 1년 중 라마단에 가장 많은 기부를 한다. 라마단 단식이 끝난 뒤에도 많은 무슬림들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기부하고 선행을 실천한다.
이슬람권 정부도 라마단 기간에 빚을 탕감해주거나 특별사면과 석방을 단행하는 등의 자선 행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