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부터 주식까지…조폭진화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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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부터 주식까지…조폭진화 심상찮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9.2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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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 가장 불법사업 손대며 몸집 불리기나서
돈 되는 모든 사업 이권개입…일반인 피해 속출
[사회=광주타임즈] 진태호 기자 = 조직폭력배들이 기업 인수합병과 주식투자 등 합법적인 영역으로까지 손을 뻗치며 진화하고 있다.

지난 2009년 11월 범서방파가 서울 강남 도심 한복판에서 칠성파와 속칭 ‘전쟁’으로 불리는 집단 패싸움 직전까지 간 것도 주식투자 손실로 인한 갈등이 원인이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부두목 김모(47)씨를 포함해 61명의 조직원이 무더기로 검거된 ‘범서방파’는 국내 3대 폭력조직 중 하나다.

지난 1986년 6월 고(故) 김태촌을 두목으로 전국의 서방파 조직원을 규합해 결성한 범서방파는 1990년 당시 두목이었던 김태촌씨 등 간부급 조직원들 대다수가 검거되면서 와해되는 듯했다.

하지만 현재 도피 중인 두목 김모(48)씨와 검거된 부두목 김씨를 중심으로 조직 재건 작업을 해왔으며 2009년 6월 김태촌씨가 출소하는 시점에 맞춰 함평식구파 조직원 31명을 영입하며 세력을 확장했다.

조직을 재건한 범서방파는 ‘3대 세력 중 제일 앞서 나간다’는 자부심까지 과시하며 사업의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경찰은 “범서방파와 이권 다툼이 있을 때 다른 세력이 양보할 정도로 이들의 장악력은 대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은 예전과 달라졌다. 조직간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합법을 가장한 불법적인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주식투자부터 시작해 수천억원 대의 기업 인수합병(M&A)까지 시도했다.

한 대형아파트 공사 현장의 알루미늄 샷시 입찰에 개입해 부수적인 수입을 챙기거나 나이트클럽 등에 지분을 투자해 고정적인 수입을 챙기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이 범서방파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투자와 연예기획사와 경호업체 등 합법을 가장한 사업체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이권을 챙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

김상중 광역수사대 조직폭력팀장은 “최근 조직폭력배들은 주식투자와 부실기업 인수합병 등 돈이 될만한 모든 사업에 이권을 개입하는 추세”라며 “조직폭력배가 합법적인 사업의 영역에 손을 뻗치면서 정상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남 쪽에 합법을 가장한 회사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이들의 불법 행위를 감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도주한 범서방파 두목 김모(48)씨를 포함한 조직원 18명을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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