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추석 앞두고 더욱 깊어지는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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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추석 앞두고 더욱 깊어지는 그리움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9.0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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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여일째 희생자 인양 덜 끝나

[진도=광주타임즈] 양승만 기자 = 추석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진도 실내체육관은 조용했다.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들은 추석 명절은 가족들과 보내야 한다며 만류하는 자원봉사자들을 끝끝내 집으로 보냈다. 자원봉사자들은 "자리를 비울 수 없다"고 버텼지만 오히려 가족들이 통사정을 하는 바람에 받아들였다.

실종자 가족 20여명이 쌀을 씻어 밥을 안치고 설거지를 하며 추석을 보내고 있다.

사고대책본부가 준비해 주겠다던 소박한 차례상조차 가족들은 거절했다. "가족 하나 간수하지 못한 죄인들이 어떻게 조상님께 차례상을 차릴 수 있느냐"는 게 이유였다.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애써 태연한 듯 추석을 맞고 있지만 140여일째 차가운 바닷속에서 돌아오지 않고 있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체육관을 찾고 있는 일부 희생자 가족들과 시민들만이 간혹 체육관의 적막을 깨고 있다.

일부 실종자 가족들이 남아 있는 팽목항에는 수많은 귀성객들이 고향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몰려들었다.

이와 달리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도 바다만 바로 보고 있다. 다시 재개된 세월호 수중 수색 작업에서 실종자 발견 소식만 기다리고 있다. 기다림에 지친 가족들은 수색작업용 바지선에 올라 함께 수색작업을 지켜보기도 했다.

팽목항에는 추석 명절 집에 가는 것을 만류하고 이런 가족들을 지키는 이들이 있다.

자원봉사자 백순혁(33)씨는 실종자 가족들이 "추석 명절 동안 집에 돌아가시라"고 했지만 "누군가 남아야 한다면 내가 있겠다"며 끝내 남았다.

7월5일까지 딱 사흘만 머물 생각으로 내려왔던 백씨는 벌써 두 달째 팽목항과 실종자 가족들 곁을 지키고 있다. 배식에서 세탁물 관리, 쓰레기 청소 등을 몇 안 되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도맡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평소 앓고 있던 성인아토피가 심해져 고통스럽지만 참아내고 있다. "사고 초기에 못 와서 마음의 빚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고통도 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로받아야 할 분들이 오히려 우리 자원봉사자들을 배려하고 미안해하고 있다"며 "'감사하다', '미안하다'는 말을 들을 때면 가슴이 먹먹하다"고 했다.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가족 상황실을 지키고 있는 한 공무원은 "팽목항에는 추석이 있기도 하며 없기도 하다"면서 "추석을 맞아 자녀들의 손을 잡고 조도 등으로 들어가는 배를 기다리는 가족들을 바라보는 실종자 가족을 볼 때면 눈물을 참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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