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타임즈]부산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 김성진=화재 시 생명을 지키는 세 가지 대피 행동 수칙, 일명 3C(상시) 대피 수칙 ‘살. 알. 닫. → 살았다 대피 수칙’을 기억하자.
필자는 30년 넘게 소방관으로 근무하는 동안 화재는 순식간에 번지고 작은 실수나 지연된 대처가 큰 재난 사고로 이어지는 수많은 현장을 목격해 왔다.
2년 전 최근 빈발하고 있는 전기자동차 화재를 예견, 전국 최초로 ‘부산시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 소방 안전 가이드’를 만들어 건축물의 소방성능위주설계에 적용함으로써 미력하게나마 화재 예방과 피해 저감에 이바지한 바 있다.
최근 경기 부천 호텔화재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불이 나면 사람들은 모두 살려고 대피한다. 그러나 피난하다 사망할 수도 있다는 심각한 사고 사례를 접하면서 일반인들이 화재가 발생하면 가장 쉽게 떠 올릴 수 있는 대피 원칙이 없을까 고심 중에 다음과 같이 온 국민이 알기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화재 대피 행동 수칙 세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핵심은 바로 ‘살피고, 알리고, 닫고’라는 세 원칙이다.
첫째, 살피고! 화재 시 가장 중요한 건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다. 불이 난 걸 인지하는 순간 주위의 환경을 살피고 가장 가까운 출구나 비상구를 확인해야 한다. 연기나 불길이 어디로 퍼지고 있는지 대피경로에 장애물이 있는지 등을 신속하게 확인해야 한다. 이때 공포에 휩싸여 무작정 뛰어나가는 게 아니라 냉정하게 주변을 살피고 적절한 경로를 선택하는 게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친다.
둘째, 알리고! 화재를 인지한 후엔 즉시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경보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한다. 화재경보가 울리면 모두가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소방관서에 빠르게 연락해 초기진화를 도울 수 있다. 이런 일련의 행동이 공동체의 생명을 지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소방관서에 정확한 위치와 상황을 알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즉각적인 신고는 소방대의 출동 시간을 줄이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셋째, 닫고! 마지막으로 문을 닫고 대피하는 건 화재확산을 막는 아주 중요한 행동이다. 문을 닫음으로써 불길과 연기의 이동을 지연시킬 수 있다. 이는 대피하는 사람의 피난 시간을 벌어주고 피해 범위를 줄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
특히 건축물 내에서 문 닫고 대피하기는 연기와 열이 다른 방으로 빠르게 퍼지는 걸 막아 대피하는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세 가지 원칙 ‘살피고, 알리고, 닫고’ 즉 ‘대피할 땐 살았다’는 누구나 쉽게 기억할 수 있으며 실제 화재 상황에서 적용하기 쉬운 행동 지침이다.
화재는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 평소 대비가 없으면 치명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모든 국민이 이 원칙을 숙지하고 평소에 대처 방법을 연습한다면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화재는 예측할 수 없으나 우리의 행동은 준비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