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00만 원 vs 혁신당 120만 원’...영광군수 재선거 ‘돈 보따리 경쟁’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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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100만 원 vs 혁신당 120만 원’...영광군수 재선거 ‘돈 보따리 경쟁’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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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9.2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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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후보들 당선되면 최단기 내 지원금 지급 공약
전체 지급시 연간 617억 소요…재원 마련 방안 미흡
장세일 더불어민주당 영광군수 후보.                                                   /뉴시스
장세일 더불어민주당 영광군수 후보. /뉴시스

 

[광주타임즈]10·16 영광군수 재선거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대표 간 대결로 판이 커진 가운데 때아닌 ‘돈 보따리’ 경쟁으로 불이 번지면서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24일 영광군 유권자 등에 따르면 민주당 장세일 후보의 1인당 연간 100만원 기본소득’ 지급에 이어 혁신당 장현 후보의 ‘영광행복지원금 120만원 일괄지급’ 공약 발표로 지역이 들썩이고 있다.

일각에선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도 없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 당의 지원금 경쟁은 혁신당 장현 후보가 지난 21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군수에 당선돼 취임하면 우선적으로 전체 군민에게 영광행복지원금 120만원을 즉시 일괄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본격화됐다.

장현 후보는 2025년부터 전 군민에게 연간 85만원, 2030년부터 연간 200만원을 지급하는 ‘전 군민 대상 기본소득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선물 보따리 공약에 맞서 민주당도 맞불을 놓았다. 지난 23일 영광을 전격 방문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장세일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영광 주민들에게 1인당 연간 10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원금은 모두 영광에서만 쓸 수 있는 지역화폐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영광 굴비거리서 표심 다지는 조국.                                                    /뉴시스
영광 굴비거리서 표심 다지는 조국. /뉴시스

 

양당의 공약은 한결같이 당선과 동시에 최단 시간에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점에서 이견이 없다. 하지만 연간 수백억원이 소요되는 지원금을 무슨 재원으로 마련하겠다는 구체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지난 8월 말 기준 영광군 전체 인구는 5만1432명으로 집계됐다. 군수 당선과 동시에 연내 1인당 최고 120만원을 지급하려면 617억여원이 소요된다.

영광군은 오는 11월 올해 마지막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앞두고 있지만 일시에 600여억원의 예산을 마련하기에는 곳간 사정이 녹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양당 후보들의 지원금 지급 경쟁은 모두 영광에 소재한 한빛원자력발전소에서 발전량을 기준으로 납부하는 ‘지역자원 시설세’를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한빛원전 6개 원자로를 풀가동하면 연간 최대 516억㎾h의 전력이 생산되며 영광지역에는 7775여억원 가량의 경제적 낙수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당 후보가 공약한 지원금은 ‘지역자원시설세’로만 충당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설익은 공약으로 비춰진다.

지역자원시설세는 지역자원의 보호·개발, 지역의 특수한 재난예방등 안전관리사업, 환경보호·개선사업 그 밖에 지역균형개발사업에 필요한 재원으로만 활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양당이 약속한 공약을 실행하기 위해선 법을 개정해야 하는 당면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여기에 원자력발전소는 운영 원칙상 수개월씩 걸리는 계획예방정비를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전체 6호기로 이뤄진 한빛원전도 매년 순차적으로 정비를 해야 하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설비 급증 때문에 때론 85% 출력제한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발전량 대비 납부하는 지역자원시설세의 확정 재원 산출은 어려운 실정이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양당 후보의 기본소득지원금과 전군민 행복지원금 지급 공약은 영광 유권자들에겐 달콤한 선물로 여겨지고 있다”며 “하지만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 마련 방식이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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