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의료진도 “이젠 한계…응급실 파국 치닫는 중”
[광주타임즈]최현웅 기자=의정갈등 속에 6개월 넘도록 고군분투하고 있는 광주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의료진이 심각한 체력적 한계에 봉착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뉴스1에 따르면 조선대병원 응급실은 매주 1회씩 타 진료과 의료진 지원자를 받아 비상의료체계를 유지할 방침까지 세웠다.
조선대학교병원은 2일 “응급실 의료진의 피로누적과 과부하 등으로 어려움이 많아 타 진료과 의료진 지원자를 받아 응급환자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4일부터 매주 1회 타 진료과 전문의가 응급실 근무에 투입된다.
조선대병원 응급실은 8명의 응급의학과 전문의 체제로 비상진료체계를 이어왔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병원에 근무하던 전공의 107명이 지난 2월 사직서를 제출했고, 병원에 남은 의료진은 2~3교대씩으로 ‘비상진료체계’를 버텨왔다.
올해 하반기 전공의 추가채용에서도 지원자가 1명에 그쳐 신규 의료진 수혈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노조의 파업에도 응급실, 중환자실, 외래 등의 휴진 없이 진료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6개월을 넘긴 비상시국에 의료진은 번아웃 된 지 오래다.
한 조선대병원 교수는 “환자를 보러 가야 해서 점심시간도 10분에 그쳤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든 상황”이라며 황급히 병동으로 향했다.
다른 의학과 교수도 “입원 병동이 줄어들었음에도 업무량은 오히려 늘어났다. 이 사태가 더 오래가면 (의료진이) 다들 괜찮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선대병원은 비상 진료체계를 위해 기존 20개 병동에서 6개 병동을 줄인 상황이지만 2개 병동 추가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의료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로 병동 통합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응급실 전문의들도 이미 체력적 한계여서 최소한의 휴식을 위해 타 진료과 전문의들의 투입을 결정했다. 내외부적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필수의료를 유지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대학교병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앞서 전공의 225명에 대한 사직서가 일괄 수리된 전남대병원은 올 하반기 전공의 추가 채용, 진료전담직 신설 채용 추진 등 다각도로 인력 충원을 시도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전남대병원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개인 SNS를 통해 “응급실 인력은 물론 배후 진료과도 모두 무너졌다. 몇 달을 버티며 병원 내 모든 의사들이 육체적인 한계에 도달했다. 한달새 응급실은 파국을 향해 치닫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추석이 결정적이라고들 하는데 그게 본질은 아니다. 명절이 지나도 재난의 터널은 그대로일테니 빛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더 절망적이다. 마지막까지 제 자리를 지키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