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로티’는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주먹 세계에 입문한 ‘깡패’ 학생 장호(배우 이제훈)가 음악 선생님 상진(배우 한석규)을 만나 훌륭한 성악가로 성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 ‘파파로티’는 줄거리는 간단하지만, 의미 있는 ‘교육코드’가 담겨 있다. 성악가로 한때 잘나갔던 상진은 성대에 문제가 생겨 성악가의 꿈을 접고 교단에 선다.
교단에 선 상진은 성악에 대한 열정과 꿈을 지닌 장호를 만나지만, ‘깡패’가 무슨 클래식이냐며 무시하기만 했다.
장호가 자신이 좋아하는 성악 공부를 위해 쌤’의 가르침을 받고자 했지만, 상진은 “똥인지 된장인지 꼭 찍어 먹어봐야 아느냐?”며 장호를 싸늘하게 대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상진은 음악실에서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장호를 보고, 마음을 바꿔 자신의 집에서 장호의 노래를 듣는다.
그 순간 상진은 장호가 천부적인 재능이 있음을 발견하고 열정을 다해 장호를 가르친다. 그러나 상진은 장호에게 성악 이전에 ‘사람이 되는 게 먼저’라며 주먹 세계와 인연을 끊고 성악공부에 열중하라고 가르친다.
또한, 상진은 장호가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주먹 세계에 의지했지만, 성악에 재능과 열정이 있음을 안타까워하며 장호가 성악 공부에 열중할 수 있도록 조직폭력배의 우두머리를 찾아가 자신의 다리를 절단해도 좋으니 장호를 ‘조직’에서 놔달라고 애원한다. 이를 알게 된 장호는 \'조직\'과의 인연을 끊고 성악 공부에 매진한다.
그 결과 장호는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유학을 통해 훌륭한 성악가로 성장한다.
이 영화는 대부분 영화와 TV 드라마가 교사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것과는 대비된다.
학교폭력과 교권침해가 심각한 현실에서 교육의 본질이 무엇이고, 사제간의 관계가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어려운 여건 속에 있는 제자를 바른길로 인도하려는 교사, 스승에 대한 믿음으로 배움에 매진하는 제자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내고 있다. 스승과 제자의 소통과 믿음이 교육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 있다.
교육학자들은 교육에서 중요한 것이 ‘믿음’이라고 주장한다. 교사가 제자의 발전 가능성을 믿고, 학생이 교사의 교육적 권위를 인정하고 존경할수록 교육 효과가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가정과 지역사회가 협력하면 교육 효과가 더 높아진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교사는 단순 직업인으로 전락하고,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 교사보다는 학원 강사를 더 신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교사가 담임을 맡는 것을 꺼리고, 학생과 학부모는 교사들을 불신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사회문제가 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정부 대책도 이런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학생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교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데 중점을 두기보다는 CC-TV 설치를 확대하고, 가해 학생을 징계하거나 전학시키는 등 감독과 처벌 위주 정책에 머물러 있다.
교권을 보호하자며 ‘교권보호법’을 만들자고 주장하는 것도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를 ‘믿음’보다는 ‘법’으로 강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학교폭력과 교권침해와 같은 문제는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 학교와 지역사회가 ‘믿음’을 바탕으로 이해하고 협력할 때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영화 ‘파파로티’에는 많은 교육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지금 우리 교육현장에 필요한 것은 영화처럼 스승과 제자 간의 교육적 믿음이 충만하고, 교사의 헌신과 열정이 넘쳐나게 하는 일이다. 우리가 모두 \'스승은 제자 사랑, 제자는 스승 존경\' 풍토가 확산하도록 노력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