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타임즈]임창균 기자=처음 ‘양동통맥축제’의 이름을 들었을 때는 당연히 통닭과 맥주를 일컫는 줄 알았다. 통닭으로 유명한 시장인데 대구의 ‘치맥페스티벌’ 대신 좀 더 정감 가는 ‘통닭’을 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다.
주최 측은 ‘통한다’와 ‘잇는다’는 의미의 ‘맥’을 합쳐 작명했다고 한다. 그래서 축제 주제도 “#양동과_통해_보겠느냐!”다. 통닭뿐만 아니라 양동시장의 다양한 먹거리를 선보이고, 100년 전통의 시장을 살려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오해의 소지가 다분할 수 있으나 그런 오해로 인해 방문객이 한 사람이라도 늘어난다면 성공적인 작명이라 할 수 있다.
기왕 맥주로 오해한 김에 맥주도 천원에 판매한다고 홍보를 했다. 먹거리부스에선 막걸리도 판매하지만, 먼 후일에 맥주로 통하는 ‘통맥축제’로 기억될지, 막걸리로 통하는 ‘통막축제’로 기억될지는 모를 일이다.
사실 축제의 명칭이나 주제가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다. 축제를 찾아온 방문객들이 좋은 추억을 갖고 돌아가야, 나중에 다시 축제를 찾고, 주최 측도 축제를 이어 나갈 수 있다.
다만 분명히 큰 기대 속에 시작한 통맥축제지만 아무래도 개장 첫날에는 일부 아쉬운 점이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한 가지 다행이라면 한 달 동안 진행되는 축제이기에 얼마든지 문제를 개선하고 방문객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다시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축제 장소에는 생맥주를 천원에 구할 수 있는 부스가 마련돼 있는데 야구장에서 맥주를 주문할 때처럼 플라스틱 컵에 담아주는 구조다. 문제는 축제 첫날은 맥주부스가 두 곳뿐이라 방문객이 몰렸을 때는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그마저도 맥주가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했다고 한다.
‘양동이머니’는 축제 기간 동안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위생상으로도 훌륭한 이점이 있다. 먹거리 부스에서 음식을 조리하다가 카드를 만지거나 현금으로 잔돈을 거슬러 줄 때 생기는 위생상 문제를 코인사용으로 간편하게 해결 수 있다. 일손이 부족한 1인 업소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사용하다 남은 양동이 머니는 기부를 할 수 있고, 하동 케이블카 50%할인 쿠폰도 받을 수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는 현금을 받는 곳도 있었다. 현실적으로 부스 상인들이 양동이머니를 환전해야하는 구조를 어르신들에게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느 축제가 그렇듯 먹거리들에 대한 가격책정은 나름 합리적이나 문제는 가격이 아니라 맛이다. 맛과 가격 모두 훌륭한 메뉴도 있었지만, 구색만 맞춘 듯한 일부 메뉴는 관람객들에게 호평을 이끌어 내기엔 부족했다. 축제에서 방문객이 먹는 음식의 맛은 고스란히 그 축제에 대한 인상으로 이어진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장날에도 200여명 남짓 방문하던 예산상설시장은 1월과 2월 두 달간 18만 명이 다녀간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방문객이 많아진 만큼 주차문제와 안전관리 등에 관한 여러 불편 사항이 접수됐으나, 예산군은 곧바로 한 달간 휴장을 통해 재정비에 들어갔고 4월 1일 다시 문을 열어, 현재의 유명세를 장기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장 첫 주 통맥죽제를 다녀온 사람들은 환전 안내와 테이블 정리 등에 소소한 부분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고, 일부 상인들은 축제가 전체 상인들의 수익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반응도 보였다. 모두가 만족하는 완벽한 축제를 만들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통맥축제는 일주일 단위로나마, 이전보다 좋아지려면 얼마든지 좋아질 수도 있다.
축제를 통해서 한탕장사를 하려는 생각보다는, 이번 축제가 1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정말로 ‘양동과 통하고 맥을 잇는’ 축제가 되도록 부지런히 개선사항을 찾고 고쳐나가야 한다. 이번 축제의 목적은 분명하다. 마지막 주라도 양동을 찾는 분들이 좋은 추억을 안고, 내년 축제를 기대하고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