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타임즈=광타춘추]박상주 주필=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산적한 어려움 속에 살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도 또 들리는 것도 하루하루가 새롭게 펼쳐져 가고 있다.
오늘 옳다고 믿었던 것이 내일 돌연 회의(懷疑)를 갖기가 일쑤다.
격변의 시대, 불확실성의 시대적 단면들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경험한다.
우리 주변에서도 궤도를 벗어난 이일 저일들이 자꾸 일어나고 있고, 그러한 시대상의 반영인지 나랏일을 이끌어 간다는 일부 정치인들 마저 심하게 비틀 거리고 있다.
한 나라의 정치는 그 나라 정치 문화의 수준을 반영하는 것이며, 그 사회의 기풍은 그 사회의 정신문화를 형성해 가는 정치인 종교인 지식인들의 총체적 자세가 투영되기 마련이다.
그러기 때문에 한 시대의 시대 상황에 대한 잘잘못은 그 시대 엘리트들의 공동책임으로 거론되기도 하고, 더 넓게는 모든 국민의 영욕으로 책임 지워져서 곧바로 나에게 귀결된다.
즉 국민 개개인의 슬기ㆍ신념ㆍ용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그 나라 그 시대의 정신 문화수준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며, 사회현상은 그러한 정신문화의 측도일 따름이다.
그러기에 사회현상에 대해 잘된 일을 지나치게 누구 한 사람의 능력으로 추켜세우거나 잘못된 일을 어느 특정인만의 책임으로 몰아부치는 것 또한 옳지 않다고 본다.
사회 제반 현상이나 문제도 매한가지이다.
만일 어떤 이가 사회적으로 크게 지탄 받을 일을 했다고 할 때도 그 개인에 국한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우리들의 개인적인 행위라도 나 한 사람만의 이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과의 관계에 의해서 이뤄진다. 심지어 도독질을 한 사람에게도 그만한 이유 그 사람이 그것을 흠치지 않으면 안 될 그러한 조건, 사회적 상황이라는 것이 생각될 수도 있다.
즉 연기(緣起)의 세계에서 인과(因果)의 이법이 행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업(業)을 사회 전체로서 받는 업(業)과, 개인의 업으로 구분하고 있는 것이다.
업(業)은 행위(行爲)라는 뜻이거니와, 행위는 사라져도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뒤에 보이지 않는 힘을 남기는 것인데 이 업을 우리는 공동으로 쌓아들 가고 있다.
오늘 우리들의 자화상은 어떠한가?
작금의 상황을 보노라면 사회나 국가 현실에 대해 부끄러움과 분노 서글픔을 갖고 안타까워 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선 강 건너 불구경하듯 외면하기도 한다.
과연 이것이 남의 일일 수 일을까?
올여름도 예외 없이 폭우와 태풍이 우리나라 곳곳에 생채기를 내고 지나갔다.
이웃의 큰 아픔들을 함께 신음하고, 또 받아들이고, 사회의 괴로움을 자기의 괴로움으로 짊어지고 사는 삶이 업의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는 꼭 필요하다.
오늘의 대한민국, 그리고 모든 국민이 힘 모아 극복한 어려운 일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든 국민의, 정치사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간 극복의 역사를 또 한 페이지 기록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