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타임즈=사설]나윤수 논설위원=광주·전남의 7월 폭염이 역대급으로 드러났다. 광주 지방 기상청에 따르면 광주·전남 7월 초(1일~10일) 평균 기온이 27.3도로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이래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의 경우도 7월 2일 강진과 보성이 각각 34.8와 34도를 기록해 같은 날짜 기록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광주·전남 지역의 7월초 이례적 폭염은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확장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덥고 습한 바람이 분 데다 햇볕까지 강하게 내리쬔 탓이다. 이런 역대급 폭염은 8월 중순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취약계층의 삶을 위협할 만큼 위력적이다.
광주·전남연구원 ‘폭염 보고서’에 따르면 광주·전남은 폭염 빈도가 크게 늘어나 금세기말 광주·전남 연평균 폭염일수는 적게는 27.1일에서 많게는 73.1일로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해년마다 40도 가까운 살인적 더위가 엄습할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문제는 광주·전남의 경우 급격한 도시화와 인구 고령화로 폭염에 더욱 취약해졌다는 점이다. 광주는 전국 최고 수준의 아파트 밀집 도시로 정평이 나있다. 그러다 보니 밀집한 건물이 바람길을 막아 밤에도 뜨거운 공기를 그대로 안고 살아야 할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지자체마다 폭염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을 타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7월 초 역대급 폭염에서 보듯 이제 광주 전남 더위는 예전의 더위와는 차원이 다르다. 40도 가까운 살인적인 폭염이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것도 다반사다. 더위는 밤에도 꺾이지 않는다. 밤에도 25도가 넘는 열대야가 지속된다. 그러니 폭염은 기상 재난급으로 삶을 위협할 존재다. 따라서 그 대책도 달라져야 한다.
이제는 폭염을 기상 재난으로 규정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입체적이고 종합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즉흥적인 단기 대책이 아닌 농축산·에너지·산업 등 모든 피해 유형을 포괄하는 위기관리 매뉴얼을 가동해야 마땅하다. 각 지자체들은 이미 발표한 대책들을 가다듬어 한층 세밀하고 현실적인 폭염 대책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 이제 폭염은 기상 재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