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타임즈=사설]나윤수 논설위원=시험지 유출이라는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낸 지 4년만에 똑같은 광주 한 사립고교에서 해킹 답안지 유출 사건이 터져 충격을 주고 있다. 광주 대동고등학교 B군(17)은 교무실에 침입해 출제 교사 노트북 여러대에 악성 코드를 심는 수법으로 시험 답안을 빼낸 혐의로 이 학교 2학년 A군과 함께 입건됐다는 소식이다.
특히 이번 범죄는 컴퓨터를 활용한 범죄여서 향후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학생들이 교사들의 문제를 빼내기 위해 컴퓨터 해킹을 했다는 점에서 신종 수법이나 마찬가지다.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뿐 학생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선생님들의 출제 문제를 해킹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두 학생들의 수법은 해킹이라는 고차원 수법이다. 답안지 유출 수법이 디지털 시대 최첨단으로 진화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사회에 얼마나 광범위하게 해킹이 퍼져 있는 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현실이다.
그렇지 않아도 광주는 툭하면 시험 비리 잡음에 편할 날이 없는 지경이다. 문제가 된 대동고는 불과 4년 전에도 시험지 유출로 몸살을 앓았었다. 학부모와 행정실장이 짜고 시험지를 빼돌리는 사고로 학부모가 실형까지 받은 상황이어서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이번 대동고 답안지 유출은 성적 지상주의가 불러온 비극이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입시 성적만 좋으면 된다는 입시 위주 교육이 불러온 병폐가 고스란히 드러난 사건이다. 더 큰 후유증은 이런 답안지 유출이 비단 이 학교 뿐인가 하는 학내 성적 불신 풍조다. 드러난 사학은 재수 없이 걸린 것일 뿐 빙산의 일각이라는 악성 소문도 나돈다.
지난 수년간 쌓아온 광주교육의 공든탑이 뿌리째 무너지고 있다. 성적 비리 잡음에 교육이 망신창이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한탄스럽다. 또 터진 유출의혹으로 동요하는 학생들을 달랠 묘책이 떠오르지 않는다. 학내 성적 관리 문제가 고질병이 되기 전에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교육 시스템 전체가 무너질 위기에 처할 것 이다. 교무실이 해킹으로 털리는 현실이 기가 막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