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학교 수강권’ 死藏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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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학교 수강권’ 死藏이라니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11.1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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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편집국장 김미자 = 교육격차의 주원인이 가정환경이라는 지적은 수없이 나왔다.

상당수의 학생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교육기회를 상실한다. 학원을 다니고 싶어도 경제적 사정이 허락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데 목적이 있는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사업이 교육당국의 무관심으로 예산 수십억원을 못쓰고 있다고 한다.

광주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광주시의회 정희곤 교육의원(광주 북구)은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사업이 대상 학생들로부터 외면받아 지난해에만 예산 집행율이 83.2%에 불과 22억원에 달하는 사업비가 사장(死藏)됐다”고 지적했다.

교육청은 이 사업을 위해 2010년 63억9000만원, 2011년 55억7000만원, 2012년 124억7000만원을 편성해 일선 학교에 교부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각각 92.1%, 90.4%, 83.2%만 집행하고 32억7821만원을 사용하지 않았다. 다른 사업에 전용할 수 없는 목적사업비여서 미집행 예산 32억원이 고스란히 사장된 셈이다.

특히, 이 사업은 해마다 집행률이 떨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지난 2010년 92.1%에 달하던 집행률은 2011년 90.4%, 지난해 83.2%로 2년 사이에 8.9%포인트 하락했다. 올들어서도 지난 9월25일까지 집행률이 63%에 그쳤다.

특히 방과후 활동 참여가 활발해야 할 초등학교의 집행률이 가장 저조한 것도 문제다.

이는 방과후학교의 특성상 학교당국과 담임교사가 방관한데다 개설 프로그램도 흥미를 끌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시교육청이 프로그램 운영 주체를 제한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학생들의 선택 폭을 좁혔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S초등학교는 4085만원을 교부받아 48.6%인 1985만원만 집행했다. H초등학교도 53.1%만 집행하고 3782만원을 남겼다. 반면, 중·고등학교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교과 수업과 연계돼 있어 상대적으로 집행률이 높다고 한다.

이처럼 집행률이 100%에서 50% 이하로 천차만별인 것은 확보한 예산조차 사용하지 못하는 학교와 교육청의 의지 부족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좋은 취지의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사업이 가난과 저학력 탈출의 발판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자치단체의 관심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사업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교육 양극화 해소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일선학교와 교육청의 적극적인 운영 의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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