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알린 헌틀리 목사, 광주에 묻힌다
상태바
5·18 알린 헌틀리 목사, 광주에 묻힌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8.05.01 1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7일 양림동 선교사 묘역서 안장식… 유족 “고인의 유언 따라"

[광주=광주타임즈]차상윤 기자=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린 고(故) 찰스 헌틀리(Charles Huntley·한국명 허철선 1936∼2017·사진) 목사가 광주에서 영면한다.

지난달 30일 허철선 선교사 기념사업회에 따르면, 기념사업회는 오는 17일 광주기독병원에서 추모 에배를 한 뒤 남구 양림동 선교사 묘역에서 헌틀리 선교사 유해 안장식을 연다.

헌틀리 선교사 유족은 “광주에 묻어달라”는 고인의 유언에 따라 유골 일부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틀리 선교사 유족은 오는 15일 광주를 찾아 5·18기념재단에서 소회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연다.

오는 16일에는 아시아인권헌장 20주년 기념행사, 시민 간담회, 허철선의 밤 행사 등에 참석한다.

5월 18일에는 광주인권상 시상식,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 민주의종 타종에 함께한다.

내달 1일부터 8일까지 양림미술관에서는 추모 행사와 ‘허철선과 오월’ 전시가 진행된다.

헌틀리 선교사가 5·18 당시 필름에 담은 사진 일부와 작가들의 오월 작품 등이 전시된다.

지난해 6월 26일 타계한 헌틀리 선교사는 위르겐 힌트페터 독일 기자, 아놀드 피터슨 미국 선교사 등과 함께 5·18 은인으로 꼽힌다.

1980년 5월 광주기독병원 원목실장으로 재직하면서, 5·18 참상을 촬영했다. 사택 지하 암실에서 사진을 인화해 지인들을 통해 미국 등지로 보냈다.

부상자들 몸에서 나온 계염군의 총알과 엑스레이 필름을 챙긴 뒤 훗날 주한 미국대사관에 전했다.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와 사택에서 인터뷰를 했으며, 항쟁 기간 계엄군에 쫓기던 시민과 학생들을 보호했다. 헌틀리 목사의 아내 마사도 전투기 폭격 계획을 증언, 5·18 진상 규명에 일조하기도 했다.

오월어머니집은 헌틀리 목사의 정신을 높이 평가해 지난해 오월어머니상 수상자로 선정했지만, 그는 한 달 뒤 향년 81세를 일기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자택에서 타계했다.

헌틀리 선교사는 생전 가족들에게 “광주에 가고싶다. 광주에 묻히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헌틀리 선교사 유족은 고인의 뜻에 따라 유골 일부를 광주 남구 양림동 선교사묘지에 안장키로 했다. 기념사업회는 안장 준비위원 518명을 모집 중이다.

헌틀리 선교사 안장 위원으로 참여한 홍인화 전 광주시의원은 “광주 안장을 계기로 5·18 정신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