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출 배’ 한국 단독검역으로…농가 걱정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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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출 배’ 한국 단독검역으로…농가 걱정 태산
  • 나주=윤남철 기자
  • 승인 2024.08.1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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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엔 한국 현지서 한·미 이중 검역 후 통관증명서 발급
단독검역 전환 후 美 현지 재검사 불합격되면 피해 커져
미국 수출 유망 농산물 ‘파프리카·딸기’도 단독검역 전환
윤병태 나주시장(가운데) 지난 13일 나주시 부덕동에 위치한 농산물산지유통센터 수출선과장에서 수출배 선과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나주시 제공
윤병태 나주시장(가운데) 지난 13일 나주시 부덕동에 위치한 농산물산지유통센터 수출선과장에서 수출배 선과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나주시 제공

 

[광주타임즈]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대표 신선 과일 ‘배’ 통관 검역방식이 내년 초부턴 한국 현지 한·미 이중(합동) 검역에서 한국 단독검역으로 완화 되지만 되레 수출 배 농가와 농협의 걱정은 태산이다.

기존 한·미 합동 검역방식은 미국측 검역관이 한국 수출 배 재배단지로 직접 출장 나와서 한국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이중 검역 후 ‘한미 합동 통관증명서’를 발급하면 선적 후 미국 목적지까지 한 번에 수출이 가능한 프리패스 방식이었다.

하지만 수출 배 재배농가와 배원예농협은 내년 3월부터 한국 현지 단독검역으로 전환된 후 미국 현지 재검사에서 불합격되는 상황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

미국까지 도달하는 데 소요된 막대한 선박 물류비(선복비)에 현지 폐기 처리 비용에 이어 최악의 경우 다시 한국으로 운송해야 하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검역방식 전환은 ‘나주배’ 뿐 아니라 미국 수출 유망 신선 과채류인 딸기, 파프리카도 같아서 농정 당국의 면밀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19일 나주배원예농업협동조합에 따르면 한국 단독검역으로 배 수출이 전환된 후 미국 입항지의 검역 모니터링에 선정돼 이뤄진 재검사에서 불합격되면 수출 배 전체 물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나주배 전체 수출 물량의 40~50%가 미국에 집중돼 있는 가운데 35년간 노력해 이룩한 ‘수출 배 산업 기반’이 통째로 무너질 수 있어서다.
여기에 미국 수출 배 검역 완화 이후 까다로운 생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국내 재재배단지가 우후죽순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큰 걱정거리다.

해당 과원에서 생산된 저품위 배가 수출돼 문제를 일으키면 고품위 배를 생산하는 재배단지까지 피해가 미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 단독검역 방식으로 수출이 가능한 베트남, 대만 수출 배 시장은 한때 연간 9000t까지 수출 물량이 급증했지만 저품위과 문제점이 부각된 이후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배를 외면하면서 수출 물량은 반토막 이하까지 붕괴한 상황이다.  

나주배원협 측은 통관 검역방식 전환은 매우 중차대한 사안이지만 농림축산식품부가 민간 수출조직인 ‘한국배수출연합주식회사’ 등과 충분한 사전 소통과 준비 없이 한국 단독검역 방식 전환에 동의해 준 데 대해 지적하고 있다.

기존 한미 합동 검역방식은 농협중앙회를 비롯해 협력 기관이 참여해 문제가 발생하면 중재를 할 수 있었으나 단독검역으로 전환되면 개입이 불가능 해진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 

또 검역방식 전환에 맞춰 미국 수출 배 재배단지 지정 요건과 수출업체 자격 요건도 좀 더 세밀한 보완이 필요했다는 의견이다.

이러한 보완 과정 없이 내년 3월부터 본격 한국 단독검역으로 전환되면 미국 수출배 시장도 베트남, 대만처럼 붕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 때문이다.   

나주배원협 관계자는 “한국 단독검역 방식 전환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점에서 유예할 수 있으면 유예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전환이 불가피하다면 미국 측과 협의해서 국내 재배 농가들에게 충분한 준비 시간을 주고 보다 엄격한 수출배 단지 조건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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