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도자기에서 풍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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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도자기에서 풍류를 보다
  • /차아정 기자
  • 승인 2024.06.2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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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광주박물관 9월 22일까지 특별전 개최
희경루방회도·화개현구장도 등 보물 3점
그림·도자기 등 196점 공개…사회상 등 투여
산수무늬 항아리.     /국립광주박물관 제공
산수무늬 항아리. /국립광주박물관 제공

[광주타임즈] 차아정 기자=국립광주박물관(이하 광주박물관)은 지난 21일부터 9월 22일까지 특별전 ‘도자기, 풍류를 품다’를 개최한다.

광주박물관은 지난해 10월 개최한 ‘조선의 공간과 도자기’ 학술대회에서 도자기가 조선시대 누정(樓亭)문화에서 어떤 쓰임새와 상징성을 가졌는지를 광주·전남 지역 원림의 발굴 성과와 함께 살펴본 바 있다. 

이번 특별전은 위 학술대회 성과를 바탕으로 공간 속 도자기의 쓰임을 ‘풍류(風流)’라는 주제로 엮어 풀어본다. 

전시에서는 ‘희경루방회도(喜慶樓榜會圖·동국대학교박물관)’를 비롯한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3점과 서울시유형문화유산 2점 등 총 180건 196점을 선보인다.

전시 출품 문화유산 중 가장 주목할 작품은 2023년 광주공원에 중건한 ‘희경루’의 중요한 원형 자료인 ‘희경루방회도’이다. 그림은 1546년 증광시(增廣試) 문무과에 합격한 동기생 5명이 20년 만인 1567년에 희경루에서 다시 만나 친목 모임을 한 장면을 담았다. 당시 문인 신숙주(申叔舟·1417~1475)는 “희경루의 넓고 훌륭한 것이 동방에서 제일”이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또한 조선 중기의 종실 출신 화가인 이징(李澄·1581~1653)이 그린 ‘화개현구장도(花開縣舊莊圖)’를 광주·전남 지역에 처음으로 전시한다. 조선 전기 문신이자 성리학자인 정여창(鄭汝昌·1450~1504)의 별장을 그린 이 그림에서는 당시 문인들이 바랐던 이상적인 은거지를 볼 수 있다. 

더불어 ‘산수 무늬 팔각 연적(白磁靑畫瀟湘八景文八角硯適)’은 중국 후난성(湖南省) 둥팅호(洞定湖) 주변의 여덟 가지 절경을 무늬로 나타냈다. 도자기의 흰 면을 풍류의 공간으로 삼아 이상적 산수를 형상화한 점이 눈길을 끈다.

전시는 네 가지 주제로 이루어진다.

첫 번째 ‘풍류의 공간, 누각과 정자’는 현실 속 공간인 정자 이야기로 시작한다. 전시는 여러 문헌과 자료 등을 근거로 광주·전남 일대 누각과 정자의 다양한 면모를 살펴본다. 

두 번째 ‘최고의 민간 정원 소쇄원 그리고 도자기’는 소쇄원 광풍각(光風閣)의 평면도를 바탕으로 도자기가 있던 내부 공간 연출을 재해석했다. 관람객은 재해석된 정자에서 시각・청각・후각 등 공감각적 공간 연출을 통해 한 자락의 풍류를 느낄 수 있다. 

세 번째 ‘풍류를 즐긴 자리의 도자기’는 도자기에 직접 담아낸 흥취 가득한 시를 감상하며 풍류를 느껴보는 공간이다. 특히 광주·전남 일대에서 발굴한 누정 유적 7곳의 대표적인 도자기를 최초로 한 자리에 모아 소개한다. 

네 번째 ‘풍류를 품은 도자기’는 문인의 취향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도자기를 소개한다. 조선 후기 아름다운 것을 즐기며 구경하는 ‘완상(玩賞)’이 유행한다. 전시는 당시 사회상을 투영하는 아름답고 매력적인 완상물로서 도자기가 또 다른 풍류 공간으로 활용되는 모습을 살펴본다.

국립광주박물관은 “특별전 관람으로 옛사람의 풍류를 느끼고 즐겨, 바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선사해 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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