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정신은 오간데 없고 가을만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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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정신은 오간데 없고 가을만 깊어간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8.10.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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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광주타임즈]한국지역연합방송회장·시인 나일환=형형색색 산야를 물들인 가을은 힘든 현실이 우리를 압박하고 살기위한 몸부림에 슬프게 익어간다. 남북관계, 경제가 힘들어 지고 있는 현실에서 나만을 위한 삶보다는 서로가 함께하며 위로하는 사회가 절실히 요구되는 무술년이 가고 있다. 힘들고 힘들수록 우리는 선비사상이 절실해지고 그리워지는 시간들이다.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위주로 하는 사회로 변하는 현 시대를 필자는 선비 부재의 시대라 말하고 싶다. 남과 북의 평화공존과 공동 번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정부와 세계는 각양각색의 논리를 펴고 있다. 국내에서도 남남 상생이 안 된 현실이 안타깝다.

눈뜨면 배신과 험담으로 하루를 보내는 인간들 속에서 자기만을 생각하고 주위는 아랑곳 하지 않는 파렴치한 시대에 우리의 후손들은 지금의 기성세대를 어찌 부를 것인가? 이러한 시기에 우리는 선조들이 지켜왔던 선비의 시대가 다시 왔으면 하는 마음이다. 선비의 마음으로 세상사를 이끌어가야 한다.

우리 선조들은 선비 사상을 스스로 체화한 사람, 선비사상이 몸이 배인 사람다운 사람만을 사람으로 여겼다.

선비 사상은 첫째 의리를 죽음으로 지키는 지조를 갖는 사람, 둘째 감사를 한시도 잊지 않는 사람, 셋째 배신하지 않는 신조로 행함과 신의를 갖고 사귐을 하는 자를 선비라 일컬었다.

선비는 과거나 현시대에서 그 현실이 추구하는 질서와 방향을 제시하는 지성을 갖추어야 하고 모범적으로 현시대의 가치와 질서를 지켜 나가야한다. 삼국시대의 화랑, 조선사회에서 선비는 인륜에 근거하는 규범을 제시하고 의리를 실현 시켰다.

근세에는 민족의 독립을 위해 투쟁하던 독립투사들이 정신의 중추를 이루었으며, 현대에 와서는 민주화와 인권 향상을 위해 투쟁하던 인물들이 오늘의 시대정신을 이끌어 가는 선비의 역할을 담당했다.

선비가 지켜야 할 가치관의 중요한 조건은 시대적인 사명의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요, 그 가치질서의 핵심적 과제는 도덕의식이라 할 수 있다.

현 사회가 도덕성을 지닐 때 사회적인 건강과 문화적인 품위를 갖출 수 있지만, 도덕성을 상실할 때 모든 혼란과 거짓 및 비루함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오직 마음을 정밀하게 하고 한결 같이 하여 그 중용을 잡아서 실현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현 시대에서 선비의 역할은 바로 이러한 혼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가치질서를 제시하고 실천하는 데 있는 것이다.

일백만년의 오랜 역사를 지닌 현재의 한국 현실은 어떤 자세로 가정과 사회 국가관을 갖고 임하고 있는지 깊이 생각 해 봐야 할 것이다.

인간과 인간으로 맺어지는 바른 인간관계를 저버리고 자기의 이익과 명예에 집착한 나머지 진실한 신의를 배신하고 이웃과 국가까지도 배신하는 현실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봐왔다.

오늘 우리는 눈앞의 이익과 호화로운 명예와 출세를 위해 인간다운 인간미를 던져 버리는 비참하고 불쌍한 사람이 되어 가고 있지 않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 인간은 타인에게 적게 든 많게 든 은혜를 입었으면 꼭 갚아야 하고,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간에 한번 입은 은혜는 잊어서는 안되는 게 사은(思恩)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오늘의 현실은 어떠한가. 제자는 스승을 /스승은 제자를 /선배는 후배를 /아들은 아비를 중상모략하고 배은망덕 하는 현실이 우리 주변에 다반사이니 침울한 현실이다.

배신(背信)은 인간생활에서 가장 못된 인간행위의 하나이다. 이는 믿음에 등을 돌리는 의미로 인간이 인간을 믿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선비 정신이 사라지고 인간이 인간을 배신하며 선비사상에 뿌리가 되는 의리와 사은의 덕을 무시하는 사람들보다는 이를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이 더 많다.

우리가 인간답게 살아가고 정직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간성 회복이 급선무가 아니겠는가. 이는 바로 선비 정신에 근거를 두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같은 남북관계의 평화로운 정착을 통한 공동 번영이라는 과제 앞에도 경제적 난세엔 바른 양심, 행동하는 양심과 삼사일언(三思一言)의 의미를 몇 번이고 생각하고 행(行)함이 절대 필요하다. 이는 현제 격고 있는 경제적 난세를 이길 수 있는 인간의 기본 선비 사상이라 할 것이다.

옛 선인들이 일궈놓은 선비의 나라에서 힘들고 어려운 경제적 환경이 우리를 슬프게 하여도 선비사상을 뿌리로 하여 서로가 위로하고 협력한다면 인간의 정이 넘치는 상생하는 사회가 이루어져 이 경제 난국과 남북문제를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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