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의 길인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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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의 길인 사과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1.15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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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논설위원 최수호=모든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따라서 생활 속에서 고의성이 있든 없든, 자의든 타의든 간에 잘못이나 실수를 저지르는 주체가 되기도 한다. 그러면 서로의 존엄성을 보존하고 보호받고 싶어 하는 긍정적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다.

이처럼 갈등을 느끼면 평화롭고 건설적인 화해의 방법을 찾아 효과적으로 갈등을 조정하고 해소하려는 의지를 보이게 되고, 불편한 관계를 지혜롭게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서로의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과정을 ‘사과(謝過)’라 한다. 따라서 사과란 갈등시대에 화해를 모색하는 희망의 묘약으로 원한 가득한 적대적관계인 역사적 불의와 부정적 감정을 불러온 과오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사과란 언제 누가 자행했던 간에 불미스러운 행위에 대응하는 박해와 증오로 생성된 불목과 적대감을 버리고 평화적 안정과 자유로운 사회정의를 구현하고 촉진하여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의지적 행위인 것이다. 사과란 역사적 불의를 치유하고 인간이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를 회복시키는 원동력이며, 자유를 침해함으로써 비화된 갈등에 대한 배상과 구제 모델을 모색하고 찾아가는 지혜인 것이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영향력을 가진 자들은 자신의 권위의식의 손상을 피하고 절대적 지위를 지켜내기 위해서 사과하기를 꺼려한다. 그래서 사과란 상대적으로 힘없는 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평등한 인간성의 회복이 강조되면서 타인에게 입힌 해악을 바로잡거나 보상하려는 의도적 수단으로 사과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근세에 이르러 잘못을 범함으로써 손상된 인간관계를 치유하고 회복하기 위한 참회와 회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사과라는 과정이 절실해졌다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인간의 이기적 욕망 때문에 사과의 기능을 구조화한 법적절차에 따라 의도적으로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바꾸어 말하면 잘못에 대한 관계회복이나 그에 따른 보상에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가해자 측에게 피해자 측의 욕구에 맞추도록 강제하는 시대적 제도가 법인 것이다. 그러므로 사과는 자발적이어서 양측 모두가 만족할 가능성이 높지만, 법적 판단은 강제적이어서 어느 한쪽은 불만족을 느낄 수 있다.

어떻든 다양성으로 서로 얽혀 살아가야만 하는 현대사회에서는 갈등에 따른 원한을 풀고 치유하기 위한 방법이 절실히 요구된다. 따라서 현대사회에서는 화해와 용서에 대한 관심사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과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

그러므로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는 갈등을 풀어내서 평안을 얻고자 하는 사과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커져만 갈 것이다. 현대사회는 경제적 공존처럼 서로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상호의존적 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어야한다. 그리고 개인이나 약자들의 결속력은 국가나 강자들에 대한 분노를 인정하고 응분의 대가를 요구하게 되었다.

이런 갈등을 해소하려는 강력한 수단으로 사과과정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상호의존성은 절대성을 지켜내려는 강자의 경직된 권위의식을 탈피하도록 압박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상호교류에 대한 유연성의 절박감을 갖도록 해버렸다.

그 결과 사과를 활용하고 구사하는 능력이 삶의 영역을 확장하는데 지대한 영향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상호의존적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거나 굴욕적인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사과를 요구한다면 모욕감으로 인한 분노에 따라 자신의 존엄성과 자존심을 지키려고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진정한 사과와 용서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만다.

사과를 요구받는 과정에서 모멸감이나 굴욕감을 경험하게 되면 자기 잘못이나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잡으려는 참회를 기대하기 어렵게 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큰 갈등과 원한의 증폭으로 사과나 화해는 물 건너간 꼴이 되고 만다.

그러므로 사과 과정에서 다양한 변수가 작용한다할지라도 사과를 하거나 요구하는 것은 갈등을 해결하고 화해로 화합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갈망이라는 사실을 명심한 태도를 늘 견지해야만 할 것이다. 사과는 잘못을 인정하고 후회하면서 바람직한 변신을 꾀하는 것 이상으로 갈등해소를 위한 가치 있는 행위인 것이다.

오늘날의 사과란 약자가 나약함을 드러내는 행위가 아니라 갈등을 해결하는 가장 강력한 사회적 화합행위이다. 따라서 사과과정에서는 늘 정직함, 솔직함, 진솔함, 겸손함, 관대함을 발휘하는 용기가 있어야한다. 이제 우리는 사과의 필요성과 과정을 올바로 이해하고 사과와 용서를 실천함으로써 자기 인생과 주변에 심오한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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