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단체, 한지붕 한살림 무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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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단체, 한지붕 한살림 무산 ‘아쉽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12.2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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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주타임즈]편집국장 김미자=5·18 유족회와 부상자회, 그리고 구속부상자회 등 관련단체를 하나의 공법단체로 묶어 5월 정신의 전국화와 세계화를 하자는 ‘5·18 공법단체 설립’이 또 물건너 갔다.

5월 관련단체들이 5·18 공법단체 설립 추진과정에서 주도권 다툼 등을 지속하면서 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5월단체들은 지난 2008년 ‘5·18 정신계승의 실질적인 주체로 새롭게 출발하겠다’며 공법단체 추진을 선언했으나, 대의원 수와 정관 제정시기 등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공법단체 추진이 수년 간 무산에 무산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5·18 유족회가 통합 공법단체 설립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이 부상자회와 구속부상자회는 개별 공법단체를 추진중에 있다.
부상자회는 단체별로 공법단체를 만드는 방안을 강구 중이며, 구속부상자회는 본인들의 입장에 뜻을 같이하는 두 단체 일부 회원들과 함께 단독으로 공법단체를 추진중이다. 5월 관련단체들이 단체별로 입장이 달라 제 갈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부상자회는 각 단체별로 공법단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4·19 관련단체는 공법단체가 3개인데, 5월 관련단체만 3개의 단체를 하나로 통합하라는 것은 국가보훈처가 5월 관련단체의 힘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며 홀로서기 중이다.
구속부상자회는 지난해 5·18 민주유공자단체 통합추진위원회 탈퇴를 선언한 뒤, 유족회와 부상자회 일부 회원들과 함께 공법단체 설립에 관한 입법을 추진 중이다.
유족회와 부상자회가 공법단체 설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만큼 단독으로라도 공법단체를 설립하겠다는 의도다. 유족회는 두 단체의 행보를 지켜본 뒤 최종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5월 단체는 지난 1981년∼1984년 잇따라 설립됐다. 이후 하나로 통합, 일관된 목소리를 내 시대에 맞는 5월 정신을 구현하자며 머리를 맞댔으나 매번 단체간 불신의 벽을 넘지 못했다. 때문에 시도민들 또한 매번 적잖은 실망감에 빠졌었다.

80년 5월이 34년이 지난 지금 5월단체는 저마다 추진 사업의 성격이 판이하고, 이해 득실이 굳어져 한지붕으로 묶어내기란 사실상 어려운 일이 돼 버렸다. 하지만 5월 관련단체가 갈등과 반목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5월의 사유화와 권력화’로 고착화 된다면 ‘5월 그날의 숭고한 정신과 가치’는 점점 퇴색 할 것이 자명하다.

우리사회는 지금 각종 기득권층과 갑질의 패악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5·18은 어떤 특정 단체들의 점유물이 아니다. 5·18은 80년 그날 분연히 일어나 항거했던 광주시민과 수많은 민주열사들 모두의 것이다. 5월단체는 5·18이 어느새 사유화되고 권력화 됐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역사적 진실 규명과 세계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서리라 본다.

5월의 기억은 희미해지고 깃발은 빛바래 가는데, 잇속 챙기기 딴살림의 빗장만 견고해지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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