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속인 가장(假裝)범죄 잇단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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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속인 가장(假裝)범죄 잇단 ‘덜미’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4.0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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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차 1550여대 유통·산낙지 원산지 속이는 등 심각
[광주=광주타임즈] 양승만 기자= 다른 사람의 명의를 이용해 1000여 대의 대포차를 유통시키고 중국산 산낙지를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등 사실을 위장하고 진실을 은폐하는 유형의 이른바 ‘가장(假裝)범죄’가 수사기관에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비정상의 만연·고착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사회활동의 근간인 신뢰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가장범죄’는 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8일 중고차 업체를 운영하면서 소유자와 실제 운전자가 다른 이른바 ‘대포차’를 유통시킨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로 자동차매매상사 대표 박모(43)씨 등 4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대포차라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구입해 타고 다닌 유모(41)씨 등 운전자 163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 등은 지난 2006년 3월부터 최근까지 광주 광산구 흑석동 등에서 자동차매매상사를 운영하면서 1555대의 상품용 등록차량을 명의 이전 없이 대포차로 만들어 팔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상품용 차량으로 등록된 기간에는 세금과 보험료가 면제된다는 점을 악용해 노숙자 등의 명의로 중고차매매상사를 차린 뒤 대포차를 판매하고 폐업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양산된 대포차는 시중에 풀리면서 각종 편법과 범법 행위에 이용됐다.

이번에 경찰에 붙잡힌 한 매매상사가 외국인에게 판매한 매그너스 차량은 광주 광산구에서 보행자를 치고 달아난 뺑소니 사고에 악용됐지만 실제 차 소유자의 신원을 알 수 없어 운전자를 붙잡지 못했다.

대포차를 구입해 타고 다닌 운전자들은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자동차세와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았다. 경찰이 대포차 100여 대를 무작위로 선정해 체납 세금 등을 확인한 결과 2억3399만원 가량의 자동차세와 과태료가 미납된 상태였다.

이에 앞선 지난 1일 광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박영수)는 중국산 산낙지를 무안 뻘낙지 등으로 수년간 속여 판 혐의(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로 수협중앙회 광주공판장 상인 A씨를 구속 기소하고 다른 상인 1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등은 지난 2011년부터 최근까지 광주 서구 매월동 농수산물유통센터 내 수협중앙회 광주공판장에서 중국산 산낙지를 무안 등 국내산으로 속여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어민들을 보호해야 할 수협에서 ‘짝퉁 낙지’를 거래하다 적발된 것이다.

이 같은 범죄의 피해는 뺑소니 사고를 당한 시민, 정상적으로 세금을 내며 차를 몰고 다닌 국민들과 수협을 믿고 공판장에서 산낙지를 구매했던 소비자들에게 떠넘겨지고 있다. 양심적으로 진짜 국내산 산낙지를 팔아던 상인들도 불신을 사는 유탄을 맞고 있으나 공기업인 수협 측은 공개 사과조차 없었다.

이에 대해 광주지검 관계자는 “가장행위는 비정상적 상태를 마치 정상적인 것처럼 고착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사회활동의 근간인 신뢰를 무너뜨림은 물론 추가적 불법행위로 이어질 수도 있어 이를 근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양의 탈을 쓴 늑대’는 용납할 수 없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 서로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건전한 경제질서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지검은 최근 사실을 위장하고 진실을 은폐하는 여러 유형의 범죄를 통칭해 ‘가장범죄’로 규정하고 올 한 해 동안 관련 범죄에 대한 집중 단속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를 위해 광주지검은 중점 척결대상 가장범죄 5개 유형 10개 범죄를 선정했으며 범죄유형별 수사팀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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