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광주 남구 주택 화재로 일가족 5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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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광주 남구 주택 화재로 일가족 5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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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2.0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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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까지 치솟는 불, 잠옷바람으로 애타게 가족 찾았다”
1층에서 옥상까지 불길…아내 구하려 뛰어든 할아버지
2일 오전 광주 남구 주월동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불을 끄고 있다. 이 불로 일가족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남부소방 제공
2일 오전 광주 남구 주월동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불을 끄고 있다. 이 불로 일가족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남부소방 제공

 

[광주타임즈] “새빨간 불길이 1층부터 2층을 넘어 옥상까지 치솟았어요”

2일 새벽 광주 남구의 2층 주택에서 불이나 일가족 5명 중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가운데, 최초 신고자 A(20)씨가 화재 당시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주택이 불길에 휩싸인 모습, 불 속에서 뛰쳐 나온 가족들의 다급한 외침 등을 보고 들었다.

그는 “동 트기 전 어둑한 오전 5시3분 무렵, 옆집에서 물건이 ‘퍽’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며 “처음엔 옆집에서 다툼이 난 줄 알았다”고 전했다. “이윽고 유리창이 ‘와장창’, ‘팍’ 산산조각 나는 소리가 들렸다. 낌새가 이상해 나가보니, 주택 뒷면이 완전히 타고 불길이 1층에서 2층으로 번지고 있었다”며 “곧바로 화재 신고를 했고, 소방관과 영상통화를 하며 현장 상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A씨는 “7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집 안에서 미처 나오지 못한 아내를 구하려고 현관문을 열고 수 차례 들락날락했다. 연기와 불길이 거세지자 차마 들어가지 못하며 ‘어떡하면 좋으냐’며 발만 동동 굴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보다못해 할아버지를 향해 ‘얼른 대피하시라’고 외쳤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손과 몸 곳곳을 덴 상태였고 계단을 통해 밖으로 몸을 피했다.

오전 5시20분께 1층에서 어머니와 작은아들이 잠옷 차림으로 대피했다. 어머니는 ‘첫째는 어딨냐? 밖으로 대피하지 않았냐’며 다급한 목소리로 연신 큰아들을 찾았다.

A씨는 “옆집에서 난 불이 집 앞 2m 거리까지 번지자 어머니와 동생, 고양이를 데리고 급히 대피했다”며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한숨을 쉬었다.

A씨는 “불이 난 집에 살던 형제는 외출하고 들어오면 항상 2층에 사는 외할머니에게 ‘다녀왔습니다’라며 밝게 인사하는 소리가 골목에 울릴 정도로 밝고 예의가 있었다”고 했다.

근처에 사는 50대 여성 B씨도 절박했던 상황을 생생히 기억했다.

B씨는 ‘불이야’라는 외침과 유리창 파편 튀는 소리로 바깥을 나가보니 새빨간 불길이 1층부터 2층 옥상에 걸린 천막까지 태우는 모습을 보며 뛰는 가슴을 좀처럼 가라앉힐 수 없었다.

그러다가 “수 분 뒤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해 불을 껐지만, 불길은 잠시 사그라들었다가 다시 거세졌다”고 말했다.

B씨는 “형제간 우애가 좋았다. 이웃과 마주치면 ‘늘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건네던 아이들이었다. 참 안타깝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불로 일가족 5명 중 정모(14) 군과 정군의 외할머니(72)가 숨졌다. 또 정군의 외할아버지가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정군의 어머니와 동생은 연기를 들이마셔 치료 중이다.

또 주택 1·2층 연면적 96.3㎡가 타거나 그을려 소방서 추산 2060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1층에서 불길이 시작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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