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美中협상에 하락 주춤… 내수부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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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증시, 美中협상에 하락 주춤… 내수부진 ‘부담’
  • 광주타임즈
  • 승인 2018.08.2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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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협상 재개… 타결 가능성 낮지만 추가 하락보다 반등 예상
정책 실패 여부 떠나 제조업 고용 감소 심각… 증시도 주가 부진
[경제=광주타임즈]=국내 증시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에 터키발 금융 불안 이슈가 터지며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연저점을 경신했다. 두 달 만에 무역협상 재개로 하락세가 주춤한 모습이지만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상대적으로 낮다. 대내적으로는 고용 지표 악화로 인한 내수 부진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16일 2240.80에 마감하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종가를 기준으로 연고점을 경신했던 지난 1월19일 2398.19와 비교하면 13.8% 하락한 수치다.

한국 주식시장을 달러를 기준으로 보면 더욱 심각하다. MSCI 코리아, 즉 달러 기준으로 보면 국내 증시는 고점 대비 19.4% 하락했다. 국내 증시는 지난 2011년 7~9월 유럽재정위기와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30.7% 하락했다. 이후 위안화와 신흥국 위기로 인해 2015년 5~8월 MSCI 코리아는 26.7% 하락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번의 심각했던 주가 하락 사례와 비교해보면 한국 증시는 단순 주가 조정을 넘어선다”며 “상승 추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나타난 단기 주가 조정은 웬만하면 고점 대비 5~15% 하락을 넘지 않으나 최근 20%에 가까운 주가 조정은 일종의 위기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위기의 진원지는 다름 아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다. 트럼프는 미국 경제가 완전 고용인데도 재정적자를 늘리다 못해 관세 등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심술을 변화시킬 만한 조건은 재개된 미중 무역협상과 미국 제조업 고용”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와 백악관은 왕셔우원 상무부 부부장이 데이비드 말파스 재무부 국제담당과 오는 22일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무역 협상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이 대화를 재개한 것은 두 달만이다. 지난주 협상 재개 소식만으로 증시는 반등했으나 낙관하기는 이르다.

허재환 연구원은 “인민일보는 최근 중국을 둘러싼 갈등이 중국의 힘이 커지고 강해진 데 따른 결과로 인식했다. 쉽게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이다”며 “이번 협상 대상자들이 차관급으로 극적인 합의를 이룰 만한 협상자로 보기에는 무게가 떨어진다”고 내다봤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무역협상 재개는 긍정적인 뉴스로 불확실성 완화에 대한 기대가 반영돼 위축된 투자심리가 일부 살아났다”며 “협상의 주체가 차관급으로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는 낮으나 11월 정상회담에서 타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분간 리스크가 상존하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는 미국 달러 강세 또는 통화 정책의 변화 가능성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미국 달러 강세에 따른 부작용 나타나지 않고 있어 정책 변화 가능성도 미미하다.

허 연구원은 “트럼프의 현재 정책 기조를 멈출 요인으로는 미국 달러 강세로 트럼프의 지지층인 제조업 고용이 악화될 때 정책 변화 가능성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초 달러 강세에 따른 부담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상황도 녹록치 않다. 무역 분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되면서 심리지표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OECD의 경기선행지수를 보면 한국은 15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으며, 100을 하회하고 있다. 소비자심리 역시 얼어붙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7월 4.5포인트 하락해 2016년 11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수출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총생산(GDP) 역시 지난해 3분기를 고점으로 상승세가 둔화됐다. 고용 역시 부진하다. 7월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5000명 증가했으며 지난 2월부터 6개월 연속 10만명대 또는 그 이하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허 연구원은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의 딜레마는 외부 환경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내수가 침체의 전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며 “정책 실패 여부를 떠나 제조업의 고용 감소는 일반적 인식보다 심각한 구조조정 압력이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반면 출판영상방송통신, 금융보험업, 보건사회복지, 건설업종의 고용 상황은 양호하다. 이같은 고용 현황은 현재 제조업이 부진한 한국 경제를 그대로 반영한다. 주식시장에서도 제조업 관련 업종 주가가 부진하다. 뿐만 아니라 소매유통업종도 부진하다. 반면 유사한 흐름을 보였던 미디어·교육 업종 주가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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