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한반도 평화 단초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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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한반도 평화 단초돼야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6.1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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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편집국장 김미자 =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지 5일 만인 16일 북한이 북·미 당국 간 고위급 회담을 전격 제안했다.

북한은 국방위원회 대변인 중대담화를 통해 "조선반도(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미국 본토를 포함한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담보하는 데 진실로 관심이 있다면 조(북)·미 당국 사이에 고위급 회담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같은 제안은 시 주석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미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회담 제의가 나왔다는 점에서 북중간에 조율된 입장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그간 미국이 북한의 선(先) 비핵화 조치를 전제조건으로 거듭 강조한 상황에서 나온 제의 여서 다소 당황스럽기도 하다.

북한이 제시한 의제 가운데는 핵 없는 세계 건설 문제도 포함됐다.

이는 핵 보유국으로서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논의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달 최룡해 특사를 통해 중국 최고지도자에게 핵 보유국 지위를 요구하는 등 전례 없는 수준의 핵 보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입장은 확고하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지난 7~8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단호하게 천명했다. 오는 27일 열릴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대북 정책은 분명하다. 남북 대화가 먼저 선행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6자 회담 틀 안에서 풀어나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에도 통미봉남(通美封南)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남측을 배제시킨 채 미국과의 접촉을 통해 얻을 것은 얻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북한은 지난 6일 남북당국간 회담을 제의할 때도 비핵화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은 과거보다 훨씬 엄격한 대화조건을 내걸고 있다. 우리 정부의 입장도 단호하다.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일관된 원칙이다. '북한의 핵 포기'도 우리 정부가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는 바다.

북한이 "비핵화는 김일성·김정일 유훈"이라고 했다. 그러려면 '비핵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이번 제안 역시 북한이 어떤 행동을 보여주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어쨌거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수레의 양 바퀴라 할 수 있는 남북대화, 북미대화 복원을 통해 좋은 결론을 만들었던 6자회담 합의 정신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북한이 지금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북미간의 고위급 회담이 아니라, 무산된 남북 당국회담을 다시 성사시키는 일이라는 지적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특히 북한은 지금 회담 자체보다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 든다는 국제사회의 의심을 사고 있다. 때문에 이번만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진일보된 진정성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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