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감독의 '세이프'는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66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단편 부문 최고상인 황금 종려상을 거머쥐었다.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 단편 부문에서 최고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1999년 송일곤(41) 감독이 '소풍'으로 칸영화제 단편 부문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데 이어 단편영화 수상은 14년 만이다.
'세이프'는 불법 사행성 게임장 환전소에서 일하는 여대생과 도박에 중독된 사내의 모습을 통한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을 그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궁지에 몰리는 어두운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문 감독은 2011년 중앙대 영화학과 졸업 작품인 '불멸의 사나이'(Finis Operis)로 칸영화제 비평주간에 초청받은 지 2년 만에 공식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이 영화는 5월 재단법인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사장 안성기)에서 시행한 단편영화 창작지원사업 '필름게이트' 3차 공모 선정지원 작품이기도 하다. 500만원을 이 재단을 통해 지원받고 300만원의 자비를 보태 총 제작비 800만원으로 만들었다.
당시 "평범하지 않은 현실을 관찰하고 이야기에 반영하는 것만으로도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 극적 긴장감이 빼어나다"는 찬사를 받으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칸 영화제에는 한국 장편영화의 진출이 좌절돼 아쉬움을 남겼다. '세이프'와 함께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인 김수진 감독의 '선'(The Line)이 학생 부문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된 것이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