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약탈 문정왕후 어보 환수작업 본격화” 한미불교계 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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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약탈 문정왕후 어보 환수작업 본격화” 한미불교계 공조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5.2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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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문스님 등 불교계 美국무부, 국토안보부 등에 공식서한

[광주타임즈] 박 찬 기자 = 한국전쟁중 미군에 의해 약탈돼 60여년간 미국에 남아있는 문정왕후 어보 환수 작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 스님과 미주한국불교문화원(원장 김정광)은 26일 미 국무부와 국토안보부, LA주지사, LA카운티박물관(LACMA) 등 4곳에 문정왕후 어보 반환에 협조해달라는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그간 문정왕후 어보는 혜문스님을 비롯한 한국과 미국의 불교계에서 꾸준한 환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번 서한 발송은 법적 송사를 피해 미국 정부차원의 실행을 촉구하는 것이어서 향후 추이에 비상한 관심이 일고 있다.

문정왕후 어보는 높이 6.45㎝, 가로와 세로가 각각 10.1㎝로 거북이 모양의 손잡이가 달린 금장도장이다. 바닥 인면(도장을 찍는 면)에 문정왕후의 존호인 ‘성열대왕대비지보’(聖烈大王大妃之寶)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어보는 조선시대 각종 궁중 의식에 의례적으로 사용된 왕권의 상징물로 366과가 만들어졌고 현재 국내에 소장된 어보는 322과이다. 이 어보 중 일부가 한국전쟁의 와중에 미군이 약탈됐으며 그중 하나가 바로 문정왕후 어보이다.

미군의 약탈기록은 한국전쟁 직후 당시 우리정부의 반환 요청으로 미 국무부가 조사를 통해 남아 있다. 이같은 사실은 혜문 스님과 김정광 미주불교문화원장이 2008년 메릴랜드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찾아낸 ‘아델리아 홀 레코드’를 통해 상세히 밝혀졌다.

1953년 미 국무부 자문관인 아델리아 홀은 미군이 훔쳐간 어보 등 도난품 리스트를 작성하고 반환에 협조했다. 1953년 11월17일 볼티모어 선의 기사에 따르면 당시 주미 대사였던 양유찬 박사가 미군이 훔쳐간 47개의 어보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어보들의 반환과정에서 일부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2008년 LA카운티 미술관에서 발견됐으며 어보의 주인은 문정왕후로 밝혀졌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어보의 소재를 파악한 후에도 3년동안 보고서조차 만들지 않는 등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혜문스님 등은 서한에서 “문정왕후 어보를 비롯한 47개 어보들이 1950년 한국전쟁중 미군에 의해 도난돼 미국에 불법 반출된 과정을 기록한 아델리아 홀 레코드가 메릴랜드 국립문서보관소에 마이크로 필름으로 남아 있다”고 상기시켰다. 이와 함께 아델리아 홀 레코드의 사본도 아울러 송부했다.

혜문스님 등은 “우리는 도난당한 조선의 어보들을 미국무부가 확인하고 반환의 노력도 기울였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는 아델리아 홀 여사의 양심적인 노력과 미 국무부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미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 문정왕후 어보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국가적 정체성을 상징하는 것으 로 어떤 이유로도 외국에 옮겨져서는 안되는 보물”이라고 강조하고 “이번 사안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여 한미우호를 위하여 하루속히 한국 정부에 반환해달라”고 요청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미 국무부와 국토안보부에선 문정왕후 어보에 대한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환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환수작업이 지지부진하거나 벽에 부딛칠 경우를 대비해 미주 한인불교계는 민간차원에서 강력한 환수운동을 벌이는 한편, 대한제국 황실 후손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도 모색되고 있다.

혜문 스님은 “약탈된 어보에 대해선 우리 정부가 이미 1950년대에 미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반환을 요청했고, 이런 과정이 아델리아 홀 레코드에 기록돼 있는만큼 우리 정부가 더욱 강력하게 LA카운티 미술관에 환수요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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