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아픔 치유 과정이 민주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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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아픔 치유 과정이 민주화 과정”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5.2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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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전문 저널리스트' 하영식씨가 바라본 2013년 5월 광주
[광주=광주타임즈] 박 찬 기자 = "광주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이 민주화의 과정이다"

'분쟁 전문 저널리스트'라는 타이틀을 가진 하영식(49)씨.

하씨는 잔혹한 독재정권을 경험했던 아르헨티나와 칠레에서 독재의 유산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혁명이 일어났거나 혁명이 진행 중인 쿠바와 니카라과, 볼리비아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거나 일어나고 있는 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이를 책으로 엮기도 했다.

하씨는 26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남미에서 일어났던 대규모 학살과 실종은 쿠데타와 군부독재를 겪었던 우리나라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학살과 비슷한 점이 많다"며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경우 정권이 과거의 역사를 완전히 봉인해 버리려는 경향이 있지만 부끄러운 역사를 아무리 도배해 버리려고 노력해도 상처가 민중에게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눈에 비친 2013년 5월의 광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씨는 "5·18민주화운동을 종북세력이 주도했다며 색깔론으로 몰아가고 민주화를 방해하려는 극우세력이 있다"며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5·18의 노력과 가치, 성과를 무의로 돌리고 훼손하려는 시도가 3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 자체가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세계도 인정하고 있는 5·18민주화운동을 우리나라 국민들이 왜곡하고 폄하하는 것을 지켜보며 "가슴이 아팠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씨는 "중국을 방문했을 때 1989년 중국 천안문 항쟁 당시 단식 농성을 벌였던 대학원생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우리나라의 6월 항쟁을 지켜보며 많은 자극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6월 항쟁으로 이어졌던 민주화운동의 정신이 바로 4·19와 5·18 정신이라는 사실을 일부 우리나라 국민들만 모르는 것 같아 아프고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국민들이 우리나라 민주화가 아무런 희생 없이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며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피가 깃들어 있는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교육시키고 알리며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사회에 물질 만능주의가 만연하면서 이 같은 민주화 역사의 왜곡과 폄하게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씨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경제적이고 물질적인 면에 매몰돼 정신적이고 의식적인 가치를 도외시 하는 것 같다"며 "교육도 철학도 없고 물질과 돈이 대세가 돼 버린 현실에서 민주주의가 훼손되든, 또다시 독재정권이 들어서든 큰 문제나 관심사가 아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때문에 드러나는 현상만을 보고 진실이나 사실로 믿는 국민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광주시나 5월 단체가 역사 왜곡과 폄하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하씨는 "5·18은 광주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당시 우리나라의 민주화 요구를 담아낸 것이었다"며 "광주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이 우리나라 민주화의 과정이다"고 강조했다.

그리스에 살면서 분쟁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인 하씨는 이라크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아시아인 최초로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 반군과 함께 한 달간 생활하면서 기사를 썼다. 또 발칸지역과 중동, 파키스탄 등을 취재해 국내외 언론에 기고하거나 책으로 써왔다. 독재와 혁명의 역사가 공존하는 중남미 5개 나라를 인권의 시각으로 답사해 '남미 인권기행'을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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