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일제 강제 노역 피해자인 양금덕(84) 할머니 등 원고 5명이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광주고법 민사 2부는 미쓰비시 중공업은 양 할머니 등 피해자 3명에게 1억2천만 원, 또 다른 피해자 1명에게는 1억 원 그리고 유족에게는 1억2백8만여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앞서 지난 2013년 1심에서는 미쓰비시가 직접 피해자인 할머니 4명에게 1억5천만 원씩, 유족 1명에게는 8천만 원 등 모두 6억8천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한 것에 비하면, 이번 2심 손해배상액은 1억1천여만 원가량 줄었다.
재판부는 "구 미쓰비시 중공업이 13~14세의 대한민국 소녀를 전시에 강제로 동원해 노역을 강요한 것은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나이 어린 여성들을 강제로 격리 수용한 뒤 급여도 지급하지 아니한 채 노동에 종사하게 하고, 지진 발생 때는 원고에 대해 아무런 안전, 구호조치를 하지 않아 숨지거나 다쳐 이로 인해 심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이 명백해 피고는 이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밝혔다.
또, "구 미쓰비시 중공업의 태평양전쟁 당시의 배상책임을 면하도록 일본 정부가 입법해 현 피고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피고가 구 미쓰비시중공업의 영업재산, 임원, 종업원을 실질적으로 승계하여 회사의 인적, 물적 구성에는 기본적인 변화가 없어 동일 회사로 판단돼 현 피고가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피고가 지난 1966년 한일 청구권 협정 등에 따라 일본 정부가 강제 노역 피해자들에 대해 배상했고 개인 청구권 시효도 소멸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법에는 강제 노역 피해자 중 해방 이전에 사망한 자에 대한 보상 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정부가 지난 2004년에야 청구권 협정의 일부 문서를 공개한 데다 원고들의 위로금 지급 권리도 포기하지 않아 시효가 소멸됐다고 볼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은 이미 한계수명에 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쓰비시중공업이 책임을 회피하고 상고로 또다시 시간을 허비한다면 이는 제2의 반인륜행위이자 용서받지 못할 범죄다.
소송 변론을 맡았던 김정희 변호사의 말처럼 우리정부도 중국 정부처럼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군 위안부 문제가 일제 과거사 문제의 전부인듯 일제 강제 노역 피해자 등의 문제를 상대적으로 외면하고 있는 정부 시각도 교정돼야 한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이제라도 제대로 된 사죄와 함께 배상을 통해 인류 앞에 떳떳한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상고를 포기하고 우리나라 재판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자발적인 배상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세계 일류 기업다운 모습이다.
일본 정부나 일본 전범 기업들이 범죄를 저지르고도 끝내 반성하지 않는다면 세계 속 일본은 국가신뢰도 추락은 물론 미래도 없다고 본다.
꽃다운 소녀들이 백발의 할머니가 되고 일부는 억울하게 죽어가도록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반인륜적 범죄를 방관하고 회피한 일본 정부는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