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격리 보성 마을, 격리 해제 ‘일상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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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격리 보성 마을, 격리 해제 ‘일상 복귀’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6.2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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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광주타임즈]최광주 기자="메르스로 입원했던 주민이 완치 됐다는 소식이 제일 기뻐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해 이웃에 살면서도 서로의 안부조차 물을 수 없었던 전남 보성 마을 주민들이 격리 13일만인 22일 일상생활로 복귀했다.

주민들은 마스크를 벗고 서로를 마주보며 "고생했다"는 말로 그동안의 아픔을 위로했다.

보성 마을은 이날 자정을 기해 메르스 격리조치가 해제됐다.

해제와 동시에 마을로 통하는 2곳의 길목에 설치됐던 메르스 통제선은 철거됐고 경찰관과 보건당국 관계자들도 모두 철수했다.

원치 않았던 '통제 생활'이 풀리면서 마을은 모처럼 활기에 넘쳤다.

새벽무렵 주민들은 그동안 미뤄덨던 농사일을 하기 위해 들녘으로 향했다.

논에 들어가 비료를 뿌렸고 밭에서 무릎까지 자라있던 풀을 뽑으며 일상생활로 복귀했다.

또 마을에 거주하고 있던 학생들은 가방을 메고 부모의 배웅을 받으며 학교로 향했다.

무릎수술을 받아 운동을 해야 하지만 통제로 인해 집 밖에도 나가지 못했던 주민 3명은 보행 보조 기구를 앞세우고 동네 한바퀴를 돌았다.

주민들은 무엇보다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아 입원했던 주민이 완치됐다는 소식을 반겼다.

한 주민은 "메르스 환자가 완치됐다고 해서 춤이라도 추고 싶다. 마을에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고 심정을 표현했다.

일부 주민은 "메르스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며 마스크를 벗지 않았지만 마을회관에서 마주한 이웃 주민을 껴안으며 안도했다.

이 주민은 "마을이 통제돼 옆집에 살고 있는 형님 얼굴조차 볼 수 없었다. 주민 모두가 고생을 많이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한 주민은 "13일 격리됐는데 마치 몇 년 동안 감옥생활을 한 것 같다. 동네 주민 얼굴보니까 마음이 편하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마을 입구에서 보성군이 마련한 메르스 격리해제 축하 잔치도 열렸다.

앞서 보건당국은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하는 등 주민들의 건강상태를 점검했다.

보성군은 마을이 격리에서 해제됐지만 바이러스 잠복 기간이 14일을 넘기는 사례가 종종 나오고 있어 앞으로도 수시로 주민 건강 상태를 체크할 방침이다.

마을 이장은 "주민들이 격리 생활을 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 전화로 서로의 안부를 물었고 집밖에도 나오지 않았다. 메르스 마을로 이미지가 심어져 걱정이지만 주민들이 똘똘 뭉쳐 이겨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마을은 지난 10일 주민 중 1명이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아 보건당국으로부터 통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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