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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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엿보기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6.1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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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논설위원 최수호=인간의 본능 중에는 상대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싶은 욕구도 있다. 인간은 본인이 의식하지 않지만 마주하는 사물로부터 어떤 의미를 유추해내려는 본능을 자연스럽게 무의식적으로 드러내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처음 누군가를 만났을 때 내면의 매우 복잡 미묘한 심리적 과정을 거쳐서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의식에 새기게 된다. 또한 생활공간에서 의식하지 못하는 다양한 삶의 양상들을 통해 그 사람의 보이지 않는 심리적 특성을 파악해 낼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게 되어 있으므로 생활공간을 잘 살펴보면 자신의 정체성과 다른 모습을 때로는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그 사람의 본성을 외부에 드러내는 공간임을 깨닫게 한다는 것이다.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인간의 이해를 위해서는 정형화된 심리적 틀이나 편견까지도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가 되기 때문에 아무런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단서들을 체계적으로 종합해보면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되는 작업에 응용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직관과 통찰을 통해 개인의 성향이나 이미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의 흔적이나 소지품을 관찰해보면 친밀한 대화보다 더 많은 상대의 정보를 통찰해 낼 수도 있다.

이런 체험을 지속적으로 해보면 상대를 읽어내는 예리한 안목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해의 수준이 확장되어 갈 것이다. 모든 인간은 자신이 차지하는 공간에서 자기만의 고유한 행동의 발자취를 남기게 되어 있으므로 우리는 일상적이며 평범한 환경에서 자신의 진정한 실체를 알려주는 단서들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뚜렷하게 눈에 띄는 단서일지라도 판단근거로 활용해야함에도 무시해버리거나 고려의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판단근거의 단서로 활용되기도 한다. 바꾸어 말하면 상식적인 판단이 옳을 때가 많기는 하지만 상식을 올바로 적용하고 있는가에 대한 확인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상식이라는 함정에 빠져 올바른 판단을 못할 수도 있다. 상식적인 생각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을 재확인하는 결과만을 초래케 하여 결론적으로는 편견에 사로잡혀 버리게 할 수도 있다.

우리가 이미 체험한 사실을 완벽한 논리로 발표하게 되면 별로 놀라지 않고 당연한 사실로 인식해버리는 경향을 흔히 볼 수 있지만 우리는 체험을 통해 이루어낸 체계적인 논리가 처음부터 명백한 사실은 아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당연한 결론으로 여겨지는 상식에 새로운 견해를 제시할 틈새를 봉쇄해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겉보기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단서들을 체계적으로 종합 분석하여 그 사람의 특징과 성격, 가치관과 습관, 꿈과 희망을 포착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에게서 받은 인상을 조작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다면 얼마간이나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해보라. 아마도 일시적일 수는 있겠지만 영구히 그럴 수는 없다는 결론에 동의하고 말 것이다. 우리의 삶의 양태를 잘 살펴보면 인간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기를 나타내는 자기 정체성을 주장하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본 모습을 숨기려고 노력하지만 오랜 시간을 관찰해보면 그 사람의 특질의 단서들을 드러내기 때문에 그 본질을 위장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들을 종합하고 분석하면서 현재의 생각을 수립하거나 그럴듯한 새로운 가설을 세워가면서 살아가기 때문에 우리는 상당 시간을 개인적인 공간에서 보내면서 지속적으로 자기 주위의 공간을 장식한다. 그리고 그 장식은 무작위로 아무렇게나 하는 것이 아니다. 이를테면 우리는 존경하는 인물의 사진이나 격언 같은 상징적 표현을 통해 자기 내면을 향한 자기 정체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 모두는 주위에서 찾아낼 수 있는 여러 단서들을 종합 분석해보면 어떤 이미지를 형성해내서 간직하는 작업을 매일하고 있다. 따라서 극히 단편적인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어떤 판단을 내리기도하고, 흔적들을 분석하여 새로운 이미지들을 도출해내기도 하므로 직관과 성찰을 통해 상대를 꿰뚫어보는 지혜를 발휘할 수가 있다. 자신 역시 상대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들키도록 대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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