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의료문화 대대적 개혁 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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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의료문화 대대적 개혁 시발점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6.1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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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편집국장 김미자=메르스 사태가 점점 복잡 미묘한 미궁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주말 휴일을 지나면서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가 14명으로 늘고, 확진자 145명, 감염의심자는 5208명에 달하고 있다. 보성과 부산 환자는 접촉자가 많아 메르스 슈퍼전파 우려를 낳게 하고 있고, 삼성서울병원 의사 1명도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메르스가 진정국면으로 접어 드는게 아니냐는 기대감 속 메르스 확산의 최대 진원지인 서울 삼성병원은 결국, 24일까지 부분폐쇄 라는 사태를 맞게 됐다.

메르스 실태 파악을 위한 우리나라를 방문한 세계보건기구(WHO) 합동평가단은, 감염병에 대한 의료진의 인식 부재와 의료쇼핑, 병문안, 가족 간병 등 의료 관행이 메르스 확산의 주범으로 꼽았다.

세계 최고 최첨단이라던 한국 의료시스템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WHO 합동평가단은 한국의 상황은 복잡해 우리 보건당국의 조치가 효과를 얻기까지는 몇 주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합동 평가단은 지난달 시작된 메르스 발병은 대규모이며 복합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감염예방과 관리 등 강력한 공중보건조치를 통해서 충분히 통제되어 온 기존의 중동지역에서의 병원 내 감염 발생과 유사한 역학적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합동 평가단의 공동 단장을 맡고 있는 후쿠다 케이지 보건안보 사무차장은 “한국에서 발생한 메르스 바이러스의 사람간 전염력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많은 우려가 있지만,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로 변이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합동 평가단은 현재 바이러스가 의료기관 주변에서 밀집해 있으며 지역사회로의 확산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정부가 이미 많은 권고사항을 시행하고 있고 그래서 신규 감염자 수는 감소세일 수도 있지만, 발병 규모와 복잡성을 볼 때 강화된 질병 통제 조치들의 실질적 효과를 보기까지는 몇 주가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중보건 전문가 뿐만 아니라 역학, 위기소통, 바이러스학, 임상 관리, 감염예방 및 통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번 평가단이 밝힌, 왜 단 한명의 감염된 여행자로부터 한국으로 유입된 바이러스가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었는지에 대한 몇 가지 이유가 주목된다.

첫째, 메르스 바이러스는 한국 대부분의 의료진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고 발생이 예상되지도 않은 점이다.둘째, 과도하게 혼잡한 응급실과 많은 침대가 배치된 병실 등 몇몇 병원에서 예방 및 관리 조치가 최적화되지 못했던 점이다.

셋째,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다수의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는 소위 ‘의료 쇼핑’관행과 많은 친지 및 가족들이 환자를 문병하는 문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추가 메르스 환자 발생을 막기 위해 평가단이 권고한 조치들로는 모든 접촉자에 대한 완벽한 조기 파악과 확인, 접촉자 및 의심 사례 전원에 대한 격리 및 모니터링 , 감염예방 통제조치의 완벽한 이행, 감염환자 및 접촉자의 여행과 국외여행 금지다.

어쩌면 원론적인 원인분석과 권고사항이지만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한 대목이 아닌가 싶다.

이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바이러스에 무기력한 정부, 우왕좌왕 국민들로 남겨질게 아니라, WHO가 지적한 의료시스템과 의료문화의 대대적인 개혁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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