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중학교 남녀공학 전환 사업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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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중학교 남녀공학 전환 사업 ‘난항’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3.2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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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비 쏠림 현상·학교 배정난’ 불구 사립중 10개교 중 9곳 “계획 없다”
“건학이념 배치·학업 성취도 하락 등 우려” 동문·학부모 등 반발 거세
[광주=광주타임즈]정재춘 기자=심각한 성비(性比) 쏠림 현상과 학교배정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광주시 교육청이 강력히 추진중인 중학교 남녀 공학 전환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남중이나 여중이 밀집된 지역에서 발생하는 배정난을 해소하기 위해 공학을 적극 유도하고 있으나, 건학이념에 어긋난다는 점과 동문회·교사·학부모 반발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23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지역 88개 중학교 가운데 남녀공학 72개를 제외한 16개 중 1차적으로 10개 사립학교를 대상으로 공학 전환 의향을 파악한 결과, 9개 학교가 "전환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 중 S여중 2곳을 비롯해 D여중·K중·S중·G중 등 6곳은 "전혀 계획이 없다"고 답했고, 또 다른 S중과 M중, D여중 등 3곳은 "필요성은 있지만 당장 전환할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공학 반대 이유로 대다수 학교는 "건학이념에 배치된다"는 점을 들었다. 설립 당시 남중과 여중으로 설립한 이유가 있는데 수십년 만에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종교법인은 공학화에 더욱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 동문회는 "전통과 자긍심이 사라진다", 교직원은 "학습이나 생활지도에 혼선이 불가피하다", 학부모는 "탈선이나 학업성취도 하락이 우려된다"는 점을 반대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공학 전환 시 화장실과 탈의실, 가사실습실 등 시설 개선에 수 억원이 필요해 재정적 짐도 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해 다른 시·도에서 여러 폐단을 이유로 일부 학교가 공학에서 남중이나 여중 등 단성(單性)으로 돌아서고 있는 점도 공학 전환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0개교 중 유일하게 학교법인 서강학원 소속 서강중은 내년부터 공학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서강중 관계자는 "성비불균형에 공감하고, 같은 법인 소속의 서강고가 1996년 이후 공학으로 무난하게 운영되고 있는 점을 두루 감안, 고심 끝에 개교 32년만에 공학으로 전환키로 했다"고 밝혔다.

시 교육청은 서강중의 선례를 디딤돌 삼아 추가 전환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남중과 여중이 일부 지역에 집중되면서 학생 배정에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기준으로 남구 봉선·진월·주월동을 중심으로 한 제2학군의 경우 공학 8곳을 뺀 6곳 중학교 중 남중은 2곳인 반면 여중은 4곳에 달하면서 공학인 학교로 몰리는 남학생들이 넘쳐나면서 최고 71대 29의 남초(男超) 현상이 빚어졌다.

서구 화정·쌍촌동을 낀 제3학군도 15개 중학교 중 공학 13곳, 남중은 2곳인 반면 여중은 한 곳도 없어 여학생들이 공학으로 몰리면서 여초 현상이 심각하다. 이같은 현상은 동구지역인 제1학군과 북구 운암동·양산동 등이 포함된 제4학군, 일곡지구를 낀 5학군에서도 빚어지고 있다. 학교수로만 따지면 20곳에 육박한다.

시 교육청 행정예산과 관계자는 "사립 남·여중으로 학생들이 몰리면서 공학인 일부 공립중은 성비 불균형과 학생수 감소가 심각한 지경"이라며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만큼 사학을 대상으로 공학 전환과 혼성반 편성을 앞으로도 적극 유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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