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에 손님 뚝…전통시장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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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폭우에 손님 뚝…전통시장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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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7.2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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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견디고 채소·생선 시들어 이중고
날씨 야속…광주·전남 7월 경기전망↓
사흘째 폭염경보가 유지되는 등 폭염이 기승을 부린 24일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 한 수산물 가게에서 상인이 생선 위에 얼음을 올리고 있다.               /뉴시스
사흘째 폭염경보가 유지되는 등 폭염이 기승을 부린 24일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 한 수산물 가게에서 상인이 생선 위에 얼음을 올리고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아따, 징하게 덥소. 이렇게 더운데 누가 장보러 나오것소.”

광주에 사흘째 폭염특보가 이어진 24일.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은 장날을 맞아 나온 상인들과 시민들이 연신 부채질을 하면서 더위를 쫓아내려 애썼다. 하지만 습도를 머금은 불볕 같은 더위를 식히기엔 역부족인 듯 했다.

에어컨도 없이 부채나 선풍기 하나에 의지한 채 장사에 나선 상인들의 얼굴은 붉은 것을 넘어 빨갛게 달아 올랐다. 목에 건 수건은 금방 땀에 젖어버렸다.

각종 생선 등 수산물을 파는 상인들은 행여나 더위에 물건이 상할까 얼음을 뿌려 놓기 바빴다. 갓 잡은 생닭을 파는 닭집 상인들도 닭들이 더위를 이기지 못해 폐사할까 선풍기를 틀어주고 물을 뿌려주기도 했다.

광주를 대표하는 시장 중 하나로 장날이면 인근 대로변 일대를 가득 매웠던 노점상도 이날은 더위 탓인지 평소보다 다소 한산한 분위기였다.

말바우시장에서 수산물을 파는 이모(72·여)씨는 “장마가 시작되고 폭염도 이어지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다”며 “불경기에 가뜩이나 장사가 어려운데 잦은 비와 더위에 시장을 찾는 손님 발길도 뚝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이어 “생선은 더위에 취약해 얼음을 자주 갈아줘야 한다. 심한 더위에 얼음 비용도 만만치 않다”면서 “얼른 더위가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무더위 속에서도 연탄불에 김을 굽느라 정신이 없는 김모(61·여)씨도 “더위에 불 앞에서 일하는 것도 보통 힘든 게 아니다”며 “더위에 오전에만 손님이 있는 편이다. 한낮에는 사실상 폐장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고구마순과 상추 등 채소를 들고 노점을 나온 박모(82·여)씨는 “장사를 하려고 내놓은 채소들이 더운 날씨에 시들어버린다”며 “여름이 우리 같은 노점상들에겐 보릿고개나 마찬가지”라고 하소연했다.

경기불황 여파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폭염과 잦은 장맛비로 냉방시설이 취약한 전통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광주·전남지역 전통시장의 경기 동향 지표 역시 악화됐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의 ‘7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BSI) 조사 결과’ 자료를 보면 광주지역 전통시장의 체감 경기지수(BSI)는 42.9로 전달(51.0) 대비 8.2포인트 하락했다. 전남지역 전통시장은 전달(64.5) 대비 무려 15.1포인트 급감한 49.3으로 집계됐다.

BSI 100 이상은 경기 호전, 100 미만은 경기 악화를 의미한다. 불경기 속 폭염과 장마 여파로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의 체감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은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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