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교육 “뭉쳐야 산다”…광주·전남 ‘통합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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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교육 “뭉쳐야 산다”…광주·전남 ‘통합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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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7.2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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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권 메가시티 경제동맹, 광주·대구 달빛동맹, 목포·신안도 “합치자”
목포대·도립대 통합 속도, 동신대·초당대·목포과학대 사립연합大 추진
파편화 경계해야…주민·동문 공감, 법적 구속력·부작용 방지 장치 필요

 

[광주타임즈]인구 절벽, 지방소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행정도, 교육도 통합론을 치켜들고 있다.

“덩치와 맷집을 키워야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에 광역·기초자치단체는 물론 국립대와 도립대, 사립대와 사립대 간 통합·연대 논의가 활발하다. 영·호남이 손잡은 ‘초광역 동맹’도 뜨고 있다. 법적 구속력과 주민·동문 수용성 등은 과제다.

22일 광주·전남 일선 자치단체에 따르면 광주시와 전남도, 전북도는 지난 4일 7년 만의 호남권 정책협의회를 열고, ‘호남권 메가시티 경제동맹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500만 경제공동체’를 결성해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서겠다는 취지다.

남북 2축·3축·4축과 함께 고흥~광주~전주~세종을 거치는 ‘호남권 메가시티 고속도로’를 추진하고, 이차전지와 에너지 R&D, 지능형 농생명 분야의 협력벨트를 각각 나눠 초광역 산업협력망도 구축키로 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충청권 특별지자체, 부울경 메가시티에 맞서 우선 호남 경제공동체를 구축한 뒤 궁극적으로는 행정통합도 논의하겠다는 복안이다.

목포와 신안은 기초단체간 통합을 추진 중이다. 목포시는 통합시를 ‘신안시’로 명명하고 청사도 신안군청으로 합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까지 내놓았다. 이렇게 될 경우 1조9000억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하고 연간 관광객이 22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도 제시됐다. 1998년 여수시·여천시·여천군의 ‘3여 통합’ 이후 26년 만의 기초단체 통합이 현실화될 지 관심이다.

광주와 대구는 영·호남을 관통하는 철도건설과 인적교류를 목표로 ‘달빛동맹’에 나섰다. 옛 신라문화권의 ‘해오름동맹’(울산·포항·경주)과 유사한 형태의 뭉침이다.

교육계에도 통합론이 거세다. 출산율 저하와 학령인구 급감으로 존립 자체가 위기를 맞고 있는데 따른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목포대와 전남도립대는 최근 통합추진 공동회의를 열고, 통합 후 캠퍼스별 특성화 계획과 교직원·학생 보호방안 등 통합 기본원칙에 합의했다. 지난 1월 통합협약을 체결한 지 반 년 만으로 통합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사립대인 동신대·초당대·목포과학대는 연합대학(UCC)에 방점을 찍었다. 특화형 캠퍼스 3개를 조성하고 전남 6개 시·군 특화산업을 육성키로 했다. 일부 입학정원을 UCC로 옮기고, 무전공·무학과 제도도 운영할 예정이다. 지자체 혁신기관, 기업과도 손을 잡았다.

통합의 길에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광역지자체 연대의 경우 그동안 어느 정도 실행돼온 경제동맹 수준을 뛰어 넘어 실질적 통합을 위한 큰 그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전북에 이어 전남이 특별자치권 확보에 나서고, 광주만 고립되면 호남권 파편화가 가속화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정부의 재정과 인사권을 보장받는 연방제 수준의 특별법 제정도 녹록찮은 문제고, ‘동맹’은 임의기구로 정부 지원 등에 한계가 있어 어떻게 법적 구속력을 확보할 지도 관건이다.

특히 광역·기초지자체 통합 모두 주민투표 결과가 가장 중요한 만큼 주민수용성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목포·신안 통합을 놓고는 1100년 동안 사용돼온 ‘목포(木浦)’라는 지명을 포기하는데 대한 시민들의 불만과 역사성 논란, 무안 배제론에 대한 반발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학 통합 역시 통합대학 명칭 문제를 두고 동문회 반발 등을 간과할 수 없고, 교수진과 직원들의 고용 문제도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지역 관가 한 관계자는 “지자체간, 대학 간 통합은 성공보다 실패 사례가 훨씬 많다”며 “과거 사례를 거울삼아 일방통행식 통합이나 주민 등 이해관계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통합 추진은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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