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소조기 성과 없어…구조·수색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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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소조기 성과 없어…구조·수색 '0'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5.2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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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시신 1차 소조기 93구, 2차 8구, 3차 0
선체 붕괴, 선내 부유물, 장애물 등 '걸림돌'
실종자 가족들 "혼자 남을까봐" 눈물로 지새

기타와 노란리본
[진도=광주타임즈]박성민 기자 =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달 16일 이후 사고해역에 찾아든 소조기(小潮期)는 딱 3차례. 4월22∼25일, 5월7∼10일, 5월23∼25일 등이다. 보름에 한 번, 한 달에 2차례꼴이다.

소조기 때는 밀물과 썰물 사이에 해수면의 높이차가 적어 물살이 약해지고 파고도 잦아들어 수색와 구조활동에 적기로 인식되고 있다.

반대로 대조기 때는 밀물 때와 썰물 때의 해수면 차이, 즉 조차(潮差)가 커져 바다가 거칠어지고 펄물에 가려 시야도 흐려진다. 그만큼 수중 잠수요원들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소조기에 수색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첫 소조기인 지난달 22일부터 사흘 동안 사고 해역에서 수습된 시신이 93구에 달한 점은 '소조기 효과'로 꼽힌다. 이후 나흘 동안 수습된 시신이 8구에도 그친 사실 또한 소조기의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줬다.

그러나 이후 2차례 소조기는 성과가 밋밋하다.

5월 둘째주 소조기 시작 당시 실종자는 35명에 달했으나, 나흘 간의 소조기 기간에 수습된 시신은 7구에 불과했다. 미미한 실적에 민간 잠수부 1명이 사망했다는 비보까지 날아들면서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체육관도, 범정부 대책본부가 차려진 진도군청도, 통곡의 팽목항도 모두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로부터 13일 뒤, 3차 소조기가 됐지만 첫날은 '0건'. 둘째날인 24일도 오전 3시52분, 9시42분 등 두차례 정조시간이 지났지만 추가 수습은 없다. 휴일인 25일에는 사고 해역에 비가 오고 파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보돼 수색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소조기임에도 이처럼 수색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추정 실종자 중 95%가 수습돼 남은 실종자의 소재 파악이 녹록치 않은 점도 있지만, 선체 붕괴와 부유물, 장애물이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구조팀은 선체 3층에 6명, 4층에 9명, 5층에 1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수색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부분부분 선체가 약화되면서 붕괴 현상이 심각해 시신 확인과 수습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물에 젖어 부풀어 오른 카펫, 이불, 가구 등도 선실 내부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

범정부 대책본부 관계자는 "물에 젖으면 상당히 무거워지는 책상, 매트리스, 침대 등이 문이나 구석에 쌓이면서 어려움이 많다"며 "이에 수색·구조지원을 위한 연구 기획팀(TF)을 꾸려 선체 부분을 절단해 부유물을 밖으로 빼내는 방안, 잠수기 어업인을 활용한 잠수시간 연장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수색 사각지대인 화물칸은 아예 손전등으로 비춰볼 뿐 '2차 사고' 우려 등으로 접근 자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진도의 한 낚시어선 선주는 "사고가 난 맹골수역은 소조기라 할지라도 물살이 만만찮아 잠수사들이 1분 만에 100m 가까이 떠밀릴 정도"라고 말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하루에도 수 백번씩 요동치는 마음을 이겨내려 힘겨운 속앓이를 반복하고 있다"며 "혼자 남을까봐 두렵기까지 하다"고 애타는 심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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