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계절근로자 수급 빨간불…전남 양식장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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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계절근로자 수급 빨간불…전남 양식장 ‘고심’
  • /박수현 기자
  • 승인 2024.03.0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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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당국, 국내 계절근로자 송출 중단 통보
전남 양식장 소속 외국인 중 필리핀 출신 80%
가을 수확철 1000여 명 공백 우려…대책 시급
썰물에 드러난 전남지역 지주식 김 양식장.                                             /전남도 제공
썰물에 드러난 전남지역 지주식 김 양식장. /전남도 제공

 

[광주타임즈]박수현 기자=필리핀 정부가 대한민국으로의 계절근로자 송출 중단을 결정하면서 전남지역 양식어가 인력 확보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양식어가 고용 인력 절대다수가 필리핀 계절근로자들로 이뤄진 상황에 이들을 대체할 다른 국가 인력도 여의치 않아 수확기까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3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지난 1월 중순께 국내 일부 지자체에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에 따른 인력을 보내지 않겠다는 통보를 보내왔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농촌 일손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다. 국내 지방자치단체와 외국 지자체간 업무협약을 통해 3~5개월 가량 합법적인 고용이 이뤄진다.

농림축산식품부 집계 결과 지난해에만 해당 제도에 따른 외국인 계절근로자 3만 4614명이 전국 곳곳의 농어가에 배치됐다. 전남에서는 화순과 담양, 무안, 진도, 해남 등이 외국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계절근로자들을 받았다.

이같은 제도 시행 과정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학대하는 등 행위가 적발돼 경찰 조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불거지며 문제가 발생했다.

실제 지난 1월에는 전남 모처에서 일하던 필리핀 출신 계절근로자 2명이 한국인 사업가 A씨가 불법 일자리를 알선하고 급여를 착취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비슷한 사례들이 필리핀 당국의 결정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현행 결정이 유지될 경우 전남 양식어가의 다음 수확기 인력난이 예상된다.

전남 양식어가 내 외국인 계절근로자들 중 필리핀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까닭이다.

지난해 입국해 전남 양식어가로 배치된 외국인 계절근로자 수는 총 1365명으로 이중 필리핀 출신이 1092명을 차지해 80%에 이른다. 뒤를 이어 라오스 출신 82명(6.2%), 베트남 출신 75명(5.4%), 기타 116명(8.4%) 순이다.

매년 가을철 해조류 등 본격적인 수확이 시작되는데 이 사이 인력 수급과 관련된 뾰족한 수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올 가을 1000여 명의 인력 공백이 생길 상황이다.

당장 농번기를 앞둔 내륙 지방 농가들에게도 빨간 불이 켜졌다. 지자체간 업무협약이 돼있는 만큼 올해 또한 지난해 수준의 인력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필리핀 출신 외국인 계절근로자 추가 파견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뚜렷하지 않다.

전남도는 법무부와 함께 외국인 계절근로자 출신 국가 다각화 등에 나서고 있다. 양식어가의 경우 수협과 업무협약을 맺어 계절근로자 관리 형태 개선에도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남도 관계자는 “양식어가의 경우 현재 사업주가 전적으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관리하는 형태를 개선하고자 한다”며 “수협과 업무협약을 맺어 가칭 어촌 인력 중개 센터를 만든 뒤 이곳에 모든 양식어가 내 외국인 계절근로자에 대한 관리를 맡긴다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기반으로 계절근로자들을 상대로 한 불법 행위 등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밖에 유학생들의 부모에게 국내 취업 현장을 소개시키는 방법 등 국가 다양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다양하게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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