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 경대 총장 "재정 운영권 없었다"
상태바
서남대 경대 총장 "재정 운영권 없었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4.03 2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남대와 신경대 총장은 대학 설립자 이홍하(74)씨가 교직원 운영과 학사 관리를 직접했으며, 자신들은 재정운영에 대한 결정권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남대 총장 김모(58)씨와 신경대 총장 송모(58)씨는 3일 오후2시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중법정서 제1형사부(부장판사 강화석)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교비 1004억원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이씨의 학사 관여 행위 등에 대해 폭로했다.

김 총장은 "총장이라고 할지라도 재정운영 결정권이 없었으며, N병원 6층에 마련된 법인 기획실에서 모든 것이 이뤄졌다"며 "심지어 의대 편입 등 면접 장소까지 이씨가 나와 지휘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씨는 구속 중인 부인 한려대 총장 서모씨를 통해 메모지를 보내 '신분을 끝까지 지켜 줄 테니 학생 충원율 등 교과부 감사에 대비하고, 적발 시 절대로 확인서를 써주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감사관련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망치로 깨부수라고 지시해 그대로 시행했으며, 새 하드디스크를 구입해 행정실컴퓨터에 설치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교과부 감사 때는 여직원을 감사장으로 보내 인터넷 메신저로 실시간 동향을 보고케 했으며, 총장실 앞에 마련된 이사장실에 앉아 감사대비를 지시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김 총장은 "서남대의 경우 등록금 등 180억원의 수익금 중 인건비 등 120억을 지출하고 나면 나머지 운영비로 쓸 수 있는 등 등록금만으로도 운영될 수 있었다"며 법인기획실의 예산전용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이씨 변호인들은 이 이사장이 자신이 설립한 학교를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변호인들은 "이 이사장이 학생회 행사나 학교 행사 때 늘 참석해 지원금을 내고 격려 하는 등 학교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총장들에게 질문해 긍정적인 답을 이끌었다.

이와 함께 교직원 인사 문제등 이 이사장에게 금품을 전했거나 이 이사장이 금품을 받은 것을 본 사실이 있었냐는 질문을 계속 던져 도덕성도 강조했다.

특히 의대를 운영하는 과정서 대학병원의 적자를 극복하기 위해 지원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으며, 비리를 알고 있었는데도 그만 둘 생각 없이 7년간 총장자리에 앉아 있었던 것도 문제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검찰은 증인으로 출석한 총장들에게 이 이사장이 교비를 횡령하기 위해 총장들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구속 중에도 메모지를 몰래 내보내 중요사항을 점검하는 등 학사행정에 깊이 관여 했다는 진술을 이끌어 냈다.

또 증인으로 출석한 법인 회계 여직원 이모(31)씨에게 법인 회계장부상 재단 법인의 자금 흐름에 대해 자세한 정황 설명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법인기획실이 관여하지 않았어도 서남대는 독자 경영이 가능했는데도, 이 이사장의 지시를 받은 기획실서 교비 횡령 흔적이 발견됐다는 정황을 추궁하기도 했다.

이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16일 오후 2시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중법정서 열린다.

한편 이홍하씨는 서남대와 광양 한려대, 광양 보건대를 설립하고 20여 년간 전국적으로 6개 대학과 1개 대학원 3개 고교를 설립해 운영하면서 등록금 등 100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